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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없는 36세 이일희, 숍라이트 준우승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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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6. 09. 13:46

숍라이트 LPGA, 최종 14언더파 2위
“많은 응원 놀라워, 영감 얻어” 소감
컵초, 역전승으로 통산 4승째
GLF-SPO-USL-SHOPRITE-... <YONHAP NO-2668> (Getty Images via AFP)
이일희가 8일(현지시간) LPGA 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 3라운드 최종 18번 홀을 마친 뒤 활짝 웃음을 짓고 있다. /AFP 연합뉴스
베테랑 이일희(36)가 12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우승보다 값진 응원과 영감을 받으며 재도약의 힘을 얻었다.

이일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6263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199타가 된 이일희는 15언더파의 제니퍼 컵초(미국)에 1타 뒤진 2위를 차지했다.

2010년 LPGA 투어에 데뷔했던 이일희는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거둔 첫 우승 이후 12년 만에 찾아온 통산 2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신 2016년 9월 레인우드 클래식 공동 9위 이후 약 9년 만에 LPGA 대회 톱10 성적을 낸 데 만족했다. LPGA 준우승은 10년도 넘은 지난 2014년 11월의 미즈노 클래식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값진 성과다.

이일희는 지난 몇 년 동안 고생길을 걸어왔다. 2014년 상금 랭킹 37위, 2015년에는 24위에 올랐으나 2016년 86위, 2017년 123위로 밀려났다. 어깨 부상도 겹치며 2018년 이후 정상적인 투어 생활을 하지 못했다. 시드가 없어 투어 우승자들에게 주는 연간 1∼2차례 출전 기회 정도만 얻었다. 올해는 지난주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유일하게 출전해 컷 탈락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줄곧 선두권 경쟁을 펼쳤다.

경기 후 이일희는 감격보다 차분함을 유지했다. 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긴장 탓에 몸이 조금 떨려서 하체를 조금 더 움직이려고 했다"며 "빨리 극복했고 마무리도 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일희는 "(이번 주) 많은 사람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정말 놀라웠다"며 "가장 친한 친구인 신지애는 '넌 내게 영감을 줬어'라고 말해줬다. (준우승 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바뀌는 게 있다면 내가 원하는 대회를 고를 수 있게 된 것 정도일 것이다. 골프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계속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까지 컵초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일희는 초반 샷이 흔들리며 7번 홀(파3)까지 보기만 3개를 저질러 한때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9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따낸 이일희는 아이언 샷이 살아나며 10∼11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다시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16번 홀(파4)에서 컵초가 중거리 퍼트를 떨어뜨리며 2타 차로 앞서 나가자 이일희는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다시 컵초를 1타 차로 압박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양 선수 모두 버디를 잡았고 그대로 컵초의 승리가 결정됐다.

2022년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을 포함해 그해에만 3승을 올린 뒤 우승이 없던 컵초는 마지막 5타를 줄이며 통산 4승을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26만2500 달러(약 3억6000만원)다.

김세영(32)은 최종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3위를 차지했다. 4월 T모바일 매치 플레이의 공동 9위를 뛰어넘는 올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이다. 특히 김세영은 이날 76야드로 세팅돼 이번 시즌 LPGA 투어 전체 홀 중 가장 짧은 17번 홀에서 56도 웨지 샷으로 홀인원을 작성했다. 경기 후 김세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춤을 출 것 같았지만 한 홀이 남았으니까 인내하자고 생각했다. 마무리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공동 15위(8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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