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尹 12일 소환 재통보… “계속 불응땐 체포영장 검토”

비상계엄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추가입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달 12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재차 통보했다. 만일 윤 전 대통령이 경찰 소환 요구에 응한다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경찰 출석조사를 받게 되지만, 윤 전 대통령이 경찰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12일 경찰에 출석하라는 소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달 27일 윤 전 대통령에게 이달 5일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1차 소환 통보를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불응하자 재차 소환을 요구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도록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상태다.

여기에 비상계엄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7일 김성훈 전 경호차장에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의심돼 최근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이 경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내란 특검 출범을 앞두고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다시 한번 출석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검찰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경찰 소환 요구에 응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3차 소환까지 시도한 뒤 체포영장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1차 출석 요구에 대한) 불응 사유에 대해 특별히 알고 있는 것이 없다. 단지 변호인을 통해 출석이 어렵다고만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체포영장 신청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2차 소환요구밖에 안 한 상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할 수 있는 수사는 최대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수사단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군사령관들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게 비화폰으로 전화를 건 사실도 서버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호처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비화폰 서버, 계엄 당일 국무회의장 CCTV 등에 대한 분석을 대부분 끝냈다. 서버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조 전 경찰청장, 김 전 서울청장, 군사령관 등에게 직접 전화한 기록이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