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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경기부양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면 부작용 나타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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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6. 12. 11:16

한국은행, 창립 제75주년 기념식 열어
사진1_창립 제75주년 기념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은 창립 제75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하고 있다./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급하다고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창립 제7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경기 부양 정책이 시급하지만, 동시에 성장잠재력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한다"며 이 같이 당부했다.

올해 우리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 내년도 성장률은 1.6%다.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는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7%p나 낮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주된 배경은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로 내수 회복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가 큰 부분이지만, 지난 6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 아래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며 "건설투자는 2/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보여, 가장 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앞으로 닥칠 도전과제에 철저히 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과 'AI(인공지능)'을 강조했다. 최근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CBDC(디지털 화폐)와 예금토큰에 기반한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와 연결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모든 금융기관이 연결된 공통의 디지털 화폐 기반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공공기간 중 최초로 자체 AI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망개선 파일럿 사업'도 함께 진행중이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사이버 보안을 위한 정부의 '망분리 정책'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동시에 신기술 활용을 제약해 왔다"며 "AI 확산 추세를 고려할 때 더 이상 기존 방식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윈스턴 처칠의 '개선하려면 변해야하고, 완벽해지려면 자주 변해야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우리 내부에 자생적이고 지속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조직문화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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