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여 회사 성장 기여…'립스틱 지수' 창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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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는 전날 성명을 통해 로더 회장이 가족들 곁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60년 넘게 에스티 로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단일 브랜드로 판매되던 회사를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거대 화장품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에스티 로더는 아라미스, 클라란스, 바비 브라운, 조 말론, 맥(MAC) 등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갈색병'으로 잘 알려진 에스티로더는 1946년 에스티 로더와 그의 남편 조셉 로더가 공동 창업했다. 이들 부부의 장남인 로더는 1958년 회사에 합류했다.
전 세계 150개가 넘는 나라에 입점한 에스티로더의 연 매출은 로더가 회사에 합류할 당시 80만 달러(약 11억원)에 불과했으나 그가 회장직에서 물러난 2009년 73억 달러(약 10조원), 지난해에는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를 기록했다.
2001년에는 '립스틱 지수'라는 경제지표를 제안하며 주목을 받았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립스틱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지수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1929~1933년 미국 대공황 시기에 산업 생산은 절반으로 줄었는데도 화장품 매출이 증가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립스틱 효과가 증명됐다.
9·11 테러를 겪은 2001년 가을 미국의 립스틱 판매는 11% 증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화장품 업체 매출이 늘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를 겪으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에도 립스틱이나 아이섀도와 같은 비교적 저렴한 색조 화장품의 판매량은 증가했다.
소문난 미술 애호가이자 수집가였던 로더는 2013년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후안 그리스의 작품을 포함해 입체파 작품 78점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