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산 등 광역시 중심으로 공급
'적정분양가' 미정, 흥행 위한 최종관문
추후 무순위 줍줍으로 완판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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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구광역시엔 포스코이앤씨가 범어동에 어나드범어를 선보인다. 이곳은 옛 대구 MBC 부지다. 지하 6층~지상 33층 규모로 지어지는 어나드범어는 5개동 규모지만 모두 대형 면적으로 지어진다. 이 중 아파트는 4개동이지만 총 가구수가 604가구에 이른다. 전용 136~244㎡ 규모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저출생 심화로 중소형 평수가 인기를 얻는 상황에서 대형 면적으로 공급된다는 점은 수요층을 확실히 정하고 공략하겠다는 건설사의 전략으로 읽힌다. 이곳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입주민 전용 단지 내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가 도입된다.
부산광역시에서도 건설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재송동 옛 한진CY(컨테이너야적장) 부지에 올라가는 르엘리버파크센텀은 롯데건설이 짓는다. 르엘리버파크센텀은 이르면 이달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67층, 2070가구 규모다. 초고층 아파트로 하이엔드 이미지를 앞세운다. 당초 지난해말 분양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분양 예정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부산에서도 핵심 주거지이자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에 위치한 중대형 평수 아파트 분양 이후 처음 공급되는 중대형 평수 아파트다. 그만큼 잠재적 수요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건설사의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수요자들은 최근 분양가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들어가기 위해 청약을 하는데도 분양가 자체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보니 흥행에 참패하는 신규 단지들이 쏟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에서 도드라진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부동산이 과열되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특히 강남 4구, 용산구 등 서울의 값비싼 부동산 지역은 아무리 시세가 높아져도 수요가 줄지 않아'강남불패'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어떻게든 서울에서도 가장 뜨거운 지역에 입성하기만 하면 장기적으로 손해는 절대 보지 않겠다는 심리가 강력히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로또청약이라 불리는 곳도 모두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과천', '하남' 등 흔히 말하는 도로 중앙선 하나 차이로 행정구역이 갈리는 몇 군데에 불과하다.
◇중대형 평수로 실수요층 공략… '적정 분양가' 설정이 흥행 관건
최근 소비자들이 분양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만큼 단지별 흥행 여부도 관심사다. 수요층 사이에서 '이 돈이면 서울로 가고 말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방 분양은 하이엔드 브랜드여도 흥행할 방법이 없다. 지역별 소득 수준과 부동산 수요 흐름을 전략적으로 파악해 분양가를 정하는 것이 지방 분양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점에서 건설붐이 일고 있지만 적정 가격대의 수요 파악이 아직도 불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되면 청약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지방 분양의 특징이다. 반대로 초고층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향하는 등 확실한 분양 컨셉을 가져간다면 흥행 참패는 면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지방에도 광역시를 중심으로 중대형 평수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원하는 분명한 수요층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청약 등으로 풀리는 무순위 줍줍 물량도 실수요자의 소비 심리를 자극할 만한 요소다. 특히 청약제도가 무주택자들에게 유리하게 바뀌면서 일반분양에서 완판되지 않더라도 추후 무순위 청약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전보다 커졌다. 우선 하반기 공급 예정인 분양가 상한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붐이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서 기존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 확대 이슈와 대출 규제가 예상되면서 유주택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도 무주택자들에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을 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