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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최고 연체율“…부실정리 악셀 밟는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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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6. 16. 18:15

NPL자회사 '에스비엔피엘대부' 설립…4분기 영업 본격화
4차 정상화 펀드에 자금 1조 몰려…가격협상이 관건
저축銀 연체율, 10년래 최고치…"건전성 개선 최우선 목표"
저축은행
/연합
저축은행업권의 부실 정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달 들어 경·공매 플랫폼과 정상화 펀드를 통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매각이 활발해지고 있는 데다, 부실채권 관리회사 설립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업권은 연내 약 2조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리스크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이 10년만에 최고치에 달한 상황이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NPL(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자회사 '에스비엔피엘(SB NPL)대부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현재는 초기 자본금 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금융당국에 영업 인가를 신청한 단계다. 이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부실채권 매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초 금융당국 주도로 구축된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에 올라온 매물 수도 지난달 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이 대리금융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실 PF 사업장은 125곳에서 100곳으로 25곳 줄었다. 이 중 다수는 경·공매나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물은 현재 추진 중인 제4차 PF 정상화 펀드에 포함되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권은 4차 정상화 펀드를 통해 1조5000억원 규모의 PF 채권 매각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펀드 출자자 자금(LP)이 모집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역대 정상화 펀드 중 최대 규모다. 자금 여력이 있는 은행과 보험사 등도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20~30% 수준의 선순위 투자자로 일부 참여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실사를 마친 후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매각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압박이 커지면서, 저축은행들도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9일 이례적으로 79개 저축은행 CEO(최고경영자)를 소집해 건전성 개선을 당부했으며, 연체율이 높은 10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현장 검사를 착수했다. 이는 오는 9월 예정된 예금보호한도 상향을 앞두고 저축은행업계의 자산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9%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각각 13.65%, 4.72%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84%포인트, 0.19%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흑자를 냈지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상황이라 각 저축은행에서는 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부실채권 매각 외에도 대출 심사 강화와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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