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하이엔드 2.0"으로 사업 확대 '목표'
대우건설 “써밋 리뉴얼·개포우성7차 수주로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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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 든 카드는 주택 '고급화 전략'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보현 대표이사 사장의 주택사업 '청사진'으로도 읽힌다. 새로운 하이엔드 시대를 목표로, 공급하는 주택들의 기능·마감재·브랜드 영향력을 더욱 끌어올려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 하반기 국내 주택사업 수주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재건축·재개발 등 올해 국내 도시정비사업 연간 신규 수주 목표치를 3조원가량으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 한 해 대우건설이 정비사업을 통해 새로 수주한 2조9823억원 대비 0.59% 증가한 수치다.
정비사업에서 쌓은 수주 곳간을 올해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상반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대우건설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두 건, 총 6368억원 수준에 그쳤다. 경기 '군포 1구역 재개발'(공사비 2981억원),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3387억원)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이 올해 도시정비 분야에서 다소 영향력을 보이지 못한 배경은 복합적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강남권·한강변 등 인기 지역이 아니고서는 공사에 따른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로 인해 대우건설은 시장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는 사이 다른 경쟁사들이 한 발 앞서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렸던 것이다.
실제 메이저 주택 브랜드 선호현상까지 겹치며 올해 대형 건설사들은 발 빠르게 수주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21조34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체코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전 건설공사'의 계약 체결 지연도 대우건설의 국내 주택사업 수주 계획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26조원이다. 초대형 사업인 만큼, 5~6월 한 달간 있었던 체코법원의 제동에 따른 계약 체결 지연으로 대우건설도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다만 이달 초 체코 원전 계약이 체결된 데다, 새 정권의 출범으로 현재 부동산 시장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은 하반기 주택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말 선임되어 임기 1년 차를 보내고 있는 김보현 사장의 의지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 사장 부임 이후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2.0'을 목표로, 최근 고급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014년 출시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의 리뉴얼을 발표했다. 써밋 로고 디자인뿐 아니라 아파트 외관 등 마감과 주택 기능을 더 고급스럽게 바꾸겠다는 방향이다. 새로운 써밋 등 대우건설의 주택 고급화 주무대는 서울 핵심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수주한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대우건설은 고급 주거시장 정조준을 목표로 글로벌 주거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 사장 또한 강남을 필두로 대우건설의 새로운 고급화 시대 문을 열겠다는 각오를 천명했다. 삼성물산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현장을 직접 찾은 김 사장은 당시 "개포우성7차를 강남 재건축사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인 프랑스의 장 미셀 빌모트와의 협업을 통해 랜드마크 단지를 짓고, 리뉴얼 중인 써밋을 강남 최초로 이곳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전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