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로성장 우려… 日과 ‘6조달러’ 세계 4위 경제권 만들자”

최태원, 정부에 3대 성장모델 제안
글로벌 경제공동체·해외인재 유치 등
"경제계와 통상질서 대응 머리맞대야"
실행모델로는 '메가 샌드박스' 제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경제·산업계를 대표해 새 정부에 '한일 경제연합 구축', '해외 인재 영입' 등을 포함한 3가지 성장모델을 제시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성장모델을 고수하다간 급변하는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정기획기획위원회는 새 정부 밑그림을 위해 경제계와 국민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번 경제계 목소리가 정부 정책 수립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정부·국회·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고, 국정기획위원회 '국민소통플랫폼'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평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등 뜻을 같이한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

최태원 회장은 발간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총 3가지 성장모델과 1가지 실행모델을 제시했다.

먼저 글로벌 경제연합을 통해 독립경제체제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일본과의 연대를 통해 6조 달러(약 8000조원)의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하자는 내용이다. 최 회장은 평소 공식석상에서 한일 경제연대를 주장하며, EU 같은 경제공동체로 뭉쳐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자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500만 해외인재 유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해외로부터 고급두뇌를 받아들이면 소비창출뿐만 아니라 납세 효과도 얻을 것으로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돈 버는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제언집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그간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로는 '메가샌드박스'를 제안했다. 메가샌드박스는 혁신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메가(광역)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이를 위해 샌드박스 내 '파격적 규제혁신', '민간이 원하는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인재 매칭', '글로벌 정주여건' 등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경제계 전반에 저성장·통상질서 변화에 대한 우려가 깊고,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낙오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기 때문에 새 정부 들어 다양한 정책주체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성장모델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