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섭·허선호 주식가치 176% 넘어서
키움 엄주성·윤병운 NH투자증권 順
책임경영 의지도 주가 향방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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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올 1월 2일 732.46에서 이날 기준 1480.67로 10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29.57% 수준이었다. KRX증권지수는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총 10개 증권사로 구성된 지수다.
증권주 급등세에 자사주를 보유한 CEO들의 투자수익률도 상당하다. 그간 증권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는데, 취득가액 대비 현재 가치가 100% 넘어가면서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의 자사주 가치가 주요 증권사 CEO 중에선 가장 크게 늘었다. 김 부회장은 작년 말 보통주 2만주를 매입했는데 당시 평균 주가는 8483원이었다. 취득가액으로 따져보면 1억7000만원 수준이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2만3450원으로 오르며 연초 대비 192.03% 급등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의 주식 가치는 4억6900만원으로 취득 당시보다 176.44%(2억9900만원) 늘었다.
허 부회장도 2023년과 2024년 말에 각각 보통주 207주, 2만주를 매입했다. 취득가액은 약 1억7119만원이었으나 현재가로는 4억 7385만원에 달한다. 2년여 만에 수익률 176.80%(3억266만원)를 올린 셈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의 자사주 가치도 크게 증가했다. 엄 대표는 작년 3월 말 1000주를 매입했는데 당시 평균 주가는 12만9295원이었다. 이날 종가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23만65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엄 대표의 자사주 가치는 취득가액 1억3000만원에서 2억3650만원으로 82.91% 증가했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는 자사주 매입에 세 차례나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배 대표는 작년 6월 말 1만1130주(취득단가 8986원)를 취득한 데 이어 올 3월 진행한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에도 참여하며 신주 8747주(취득단가 5380원)를 받았다. 여기에 지난 1일 6950주(취득단가 7334원)를 추가 매수하며 총 2만68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총 취득가액은 1억9400만원으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 따져보면 배 대표의 주식 가치는 2억1730만원 수준이다. 약 12% 증가한 셈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도 작년 3월말 1000주를 매입했다. 당시 평균 주가로 계산했을 때 취득가액은 1240만원 정도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윤 대표의 주식 가치는 2070만원으로 약 60% 늘었다.
상여금을 현금 대신 자사주로 받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주식 가치도 상당하다. 오 대표는 2020년 말부터 자사주로 상여금을 매년 받으면서 총 12만2540주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 취득 당시 평균 주가로 따져봤을 때 오 대표의 취득가액은 약 19억원이다. 이날 대신증권 주가가 올 초 대비 57.93% 증가하면서 오 대표의 자사주 가치는 31억원이 넘는다.
통상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로 읽힌다. 상장기업은 주가 부양을 위해 실적 개선은 물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이에 더해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이는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기대가 반영되면서 코스피 지수도 3100선을 돌파한 만큼 당분간 증권주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E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책임 경영 의지와 향후 실적 확대, 주가 부양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