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일자리·생활환경 여건 지원필요"
귀농은 8243가구로 전년비 20%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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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등이 발표한 '2024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촌인구는 전체 31만8658가구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귀촌 가구원은 42만2789명으로 같은 기간 5.7% 늘어났다.
귀촌인구는 국내 인구이동자 수가 2023년 대비 2.5% 증가하면서 3년 만에 상승 전환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30대가 2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 폭 역시 30대가 8.4% 늘어 가장 큰 이동량을 기록했다.
귀농 가구 및 가구원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귀농은 8243가구로 20%, 가구원은 1만710명으로 21.7% 각각 줄었다. 귀농을 주도하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흐름세가 약화하면서 전체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농식품부는 파악했다.
다만 30대 이하 귀농인은 전체 연령 비중에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대 이하 귀농 가구주는 전체 13.1%를 차지했다. 농식품부는 청년농에 대한 정책 지원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통계에는 귀촌이 귀농으로 연결된 사례도 최초 집계됐다. 2019~2023년 귀촌해 농업을 개시한 인구는 1~5년차별로 잠정 1만1402명에 달했다. 전체 귀촌인구의 0.5% 규모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 나온 수치다.
통계를 보면 귀촌 후 1년차에 농업을 시작하는 인구가 가장 많았다. 전체의 36.6%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귀촌 인구가 도시로 재이탈하지 않고 지속 거주하기 위해서는 주거 등 직접적인 정책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네트워크 강화 등 간접적 요인도 필요하다"며 "귀촌 인구의 귀농 유입을 위해서는 지역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시·군에서는 농촌 소멸 등을 막기 위한 귀농·귀촌 장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중간지원조직은 귀농·귀촌 희망자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멘토링·주거 지원 등을 종합 제공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귀농귀촌지원센터는 예비 귀농·귀촌인이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에 의하면 완주군은 전북 귀촌인구 중 37%가 모여들어 유입률이 9년 연속 도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정용준 센터장은 "3개월 프로그램의 경우 230시간 정도 교육을 한다"며 "실습을 통한 성장을 주 모토로 귀농·귀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시켜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완주로 귀촌한 박정규씨(43)는 올해로 6년차 농업인이다. 먼저 귀촌한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완주로 넘어왔다. 완주군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2020년부터 농업을 시작했다.
박씨는 "현재 복숭아, 들깨, 참깨 등을 재배하고 있다"며 "재배시설 옆에 공장도 마련해 참기름 등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해당 제품을 지역 로컬푸드 매장 등에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센터에서 받은 교육과 선배 귀농·귀촌인 멘토링 등이 초기 정착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완주에 왔을 때 아는 사람도 없고 새로운 환경이라 적응하는 데 애로사항이 좀 있었다"며 "교육을 받을 때 또래 친구나 귀농·귀촌 선배들을 알게 되면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용준 센터장은 귀농·귀촌 여건으로 △주거 △일자리 △생활환경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이 정착을 유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 센터장은 "한 가지 요인으로 귀농 또는 귀촌을 결정할 수 없다"며 "주거부터 시작해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일자리 등 복합적인 요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정부, 중간지원조직, 지자체가 한 몸으로 움직여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현장 목소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지원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최초로 집계된 '귀촌 후 귀농인 현황'을 실태조사 등으로 심층 분석해 향후 청년농 육성 및 귀농·귀촌 지원정책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안정적 영농이 진행되도록 주기별로 지원을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