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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해체한다…원전 강국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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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6. 26. 18:23

해체 완료 시점, 인허가 기간 제외하면 최소 10년 전망
대형 상업용 원전 해체는 전세계적으로 미국이 유일
해체 시장 진출 기대…"해외와 협업해 기술력 확보 해야"
고리 1호기 원안위서 해체 승인 여부 결정<YONHAP NO-6218>
26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1호기(오른쪽 첫 번째) 모습./연합
우리나라가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에 대한 해체 승인을 시작으로 5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다. 국내 원전 업계는 기술개발과 장비 실증을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 원전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

26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본회의를 열고 고리 1호기 해체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향후 원전 해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이로써 고리 1호기는 2017년 영구정지가 결정된 지 8년 만에 본격 해체된다.

고리 1호기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즉시 해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해체 관련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8개 상용화 기술 개발 완료를 마쳤으며, 원전 해체에 필요한 11개 핵심 장비 또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을 끝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지난해 5월 고리 1호기 제염(除染·화학약품으로 방사성 물질 제거)을 시작했다. 이는 원안위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해체에 앞서 실시하는 '사전 작업'이다.

통상 원전 해체에는 15년 전후 기간이 소요되는데, 인허가 기간을 제외하면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으로 지원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여러 규정을 담은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이 대표적 예다.이 법안이 시행되면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 구축이 가능해져 원전 해체 과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전 해체 과정이 길고 복잡한 만큼 기술력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 4개국에 불과하다. 해체를 완료한 원전은 25기로, 대부분 미국에 있다. 독일이 3기, 일본과 스위스가 각각 1기를 해체했다. 다만 미국을 제외하곤 상업용 발전이 아닌 연구를 위한 소형 원형로(프로토타입) 혹은 실증로를 해체했다. 고리 1호기와 같은 대형 상업용 원전을 해체해 본 국가는 아직까지 미국이 유일하다.

원전 업계는 한국이 고리 1호기 해체를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관련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해체를 계기로 사용후핵연료 처리부터 부지 활용까지 관련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원전 해체 시장이 '블루오션'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약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원자력 건설과 해체까지 관련 기술을 마무리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회라고 봤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건설-해체까지 원전 기술이 마무리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해외 기술과 전략적 협업을 고려하는 등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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