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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4분 만인 지난달 20일 오후 9시 35분께 경찰관들에게 테이저건, 방탄복, 방탄 헬멧 착용 지시를 내렸다.
7분 뒤인 오후 9시 42분께엔 "방탄복을 착용했으면 바로 진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확보했으나 "화약 냄새가 많이 나고 쇠구슬도 있다. 내부에 아버지가 장전한 상태로 있는 상황이라 특공대가 와야 한다"며 진입하지 못했다.
경찰들은 "들어가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방탄모와 방탄 방패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무조건 진입하면 안 될 거 같다"고 보고했다. 이어 도착한 경찰 기동순찰대도 방탄복이 아닌, 방검복만 착용한 상태였다.
특공대가 오후 10시 43분께 현장에 도착했으나, 피의자 A씨(62)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사건의 피의자인 A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 31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어 준 아들 B씨(33)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손자·손녀와 며느리도 위협하고, 밖으로 도망치던 가정교사를 향해 총탄을 두 차례 격발했으나 도어락에 맞거나 불발돼 살인미수에 그쳤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점화장치에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달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