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대기업 몇 곳이 버티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창업은 늘어나지만 대부분이 '아기 기업' 단계에 머물다 사라집니다. 이제는 '스케일업(Scale-up)', 즉 중소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 정책의 무게를 실어야 합니다.
스케일업은 단순한 덩치 키우기가 아닙니다. 창업 초기 생존을 넘은 스타트업이 매출을 확대하고 고용을 늘리며 해외로 뻗어가는 전 과정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양적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질적 혁신과 글로벌 개척을 함께 이루는 성장 단계입니다. 선진국 경제를 떠받치는 힘은 창업이 아니라 스케일업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사례가 증명합니다.
대표적 사례가 독일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소기업을 일컫는 '미텔슈탄트(Mittelstand)'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기술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들을 '히든 챔피언'이라 부르며 독일 제조업 경쟁력의 뿌리로 평가합니다. 한국이 추구해야 할 방향 역시 단순한 창업 붐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스케일업 전략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많은 기업이 자금난·인력난·해외 판로 부족에 가로막혀 성장하지 못합니다. 정부가 스케일업 펀드를 만들고 규제 특례를 내놓지만 단기 성과 중심의 정책으로는 부족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 사다리를 세워야 합니다.
틈새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세계를 제패한 강소기업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예외가 아니라 보편이 되려면 제도적 토양이 달라져야 합니다. 창업만으로는 산업 생태계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스케일업이 튼튼히 자리 잡아야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가 작동합니다.
스케일업은 한국 경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열쇠입니다. 정부는 규제를 풀고 시장은 모험 자본을 공급해야 합니다. 오늘의 강소기업이 내일의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