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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中에 맞설 ‘AX 가속화’ 총력… 구조개혁·안전도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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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9. 25. 17:51

LG그룹 사장단 회의서 3대 메시지
"중국 경쟁사, 3~4배 많은 자원 투입"
위기의식 강조, AI 전환 속도전 의지
美구금 사태에 안전역량 강화도 주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AI 전환을 그룹 차원의 최우선 전략으로 설정하고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업체와의 기술·비용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AI 기반 생산성 혁신과 신흥시장 진입장벽 구축을 양대 축으로 삼아 '선택과 집중'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5일 LG에 따르면 지난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구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AX(AI Transformation·AI 전환)' 가속화를 단일 의제로 삼아 중장기 실행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구 회장는 이 자리에서 "중국 경쟁사들이 자본과 인력에서 우리보다 3~4배 이상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5년 뒤 살아남을 전략은 지금부터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화된 R&D,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AX 실행 속도를 높여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또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명확한 목표 설정과 빠른 실행이 생존의 열쇠"라며 최고경영진 주도의 실행력 제고를 주문했다.

이날 경영진들도 AX 전략 실행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이 주도해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신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구 회장는 앞서 3월 열린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경영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구 회장의 전략 기조는 글로벌 현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는 2월 인도 벵갈루루와 뉴델리를 방문해 R&D, 생산, 유통 등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하며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UAE 두바이 방문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6월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 합작법인 HLI 그린파워, LG전자 TV 생산공장, R&D 법인, 유통매장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구 회장는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도, 중동 등 모든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 시장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각 계열사는 CDO를 중심으로 AX 실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으며, 생산성·원가·품질 지표 중심의 KPI를 설정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R&D 투자 역시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고수익 사업과 주요 글로벌 수요지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AI를 통해 제조·설계·유통·서비스 등 전 과정의 효율성과 품질을 끌어올리고 외부적으로는 인도·중동·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브랜드, 가격, A/S, 생태계 등에서의 진입장벽을 구축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는 이날 구성원 안전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경영진이 구성원의 안전을 세심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금되는 사건과 관련한 발언으로, 당시 구 회장은 주요 경영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성원 안전을 최우선에 두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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