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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DC 산업 육성 전략…국가기간전력망 계획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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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10. 05. 06:00

HVDC 기술 개발, ‘30년대 수출산업화
변환용 변압기·대용량 컨버터 밸브 개발
개발·실증 HVDC, 한전 인수 통합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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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보령발전소 송전선로./정순영 기자
정부가 장거리·대용량 전력 전송에 적합한 HVDC(초고압 직류송전) 기술을 국가기간 전력망 구축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며,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과 연계한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5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장거리로 효율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기술로, 특히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등 분산전원을 연결하는 데 유리하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HVDC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대에는 수출산업화까지 본격 추진해 글로벌 Top3 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HVDC 기술은 교류(AC) 송전이 갖는 전압 조절 한계를 극복하고, 고전압 직류로 장거리 송전 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기술 발전으로 DC 전압 조절도 가능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HVD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VMR에 따르면, 세계 HVDC 시장 규모는 2024년 14.6조원에서 2033년 28.4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서해안 HVDC 사업 등 12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글로벌 시장의 경우 히타치·지멘스·GE 3사가 약 90%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기술 자립과 수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HVDC 핵심 요소별 개발을 민관 협력으로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요소는 변환용 변압기와 대용량 컨버터 밸브 및 제어기다. 변환용 변압기는 AC와 DC 간 변환 시 안정적인 전압을 제공하는 설비로, 500kV급 전압형 HVDC 변압기 개발을 정부 R&D를 통해 2025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추진하며 총 560억원(국비 50%)이 투입된다. 밸브와 제어기는 민간 기업이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MW급 설비를 2GW급으로 고도화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 자립과 해외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

개발과 실증은 동시에 진행된다. 2030년까지 새만금~서화성 220km 구간에 2GW급 실증 선로를 조기 구축하며, 기술 개발과 실증 단계별 검증을 통해 국내 HVDC 설비 신뢰성을 확보한다.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하여 설비 구축을 주도하고, 필요 시 금융지원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연계해 기업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완성된 HVDC 설비는 한국전력이 인수해 국가 전력망에 통합 운용한다.

HVDC 산업 인프라 구축도 병행된다. 석·박사급 고급 인력 200명을 양성하는 DC 그리드 에너지 혁신연구센터가 2023년 개소했으며,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시험·인증 인프라도 고도화해 설계-조달-설치-운영(EPCM) 전주기 대응체계를 마련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전기연구원 내 1개 국제공인 시험·인증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나, 향후 설비 확대와 전 과정 모니터링을 통해 인증 적기 대응을 지원한다.

또한 국제 HVDC 표준화 프로젝트(InterOPERA)에 참여해 글로벌 상호운용성 확보 및 기술 표준화를 추진한다. 국내 기업과 한국전력공사는 EU 주도의 HVDC 상호운용성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표준 제정 동향을 모니터링해 국내 적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압형 HVDC 변압기와 밸브·제어기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해 세제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 전력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 확보, 해외 수출까지 아우르는 종합 정책이다. 정부는 HVDC를 '에너지 고속도로' 핵심축으로 삼아 2030년대 국내 전력망 현대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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