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렬, 박건형 등 실력파 배우 총출동... "웃음 뒤 날카로운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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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2024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으며, 올해는 새로운 배우 합류와 더욱 단단해진 앙상블로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은 출장길 자동차 사고로 낯선 시골 마을에 머물게 된 세일즈맨 트랍스가 은퇴한 법조인들의 만찬에 초대되면서 시작된다. 판사, 검사, 변호사, 사형집행관 출신 노인들은 소일거리로 '모의 재판 놀이'를 제안하고, 트랍스는 가벼운 마음으로 피고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놀이는 점차 진지해지고, 트랍스의 과거와 숨겨진 죄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뒤렌마트 특유의 기괴하고 과장된 전개 속에서 인간의 위선과 무의식적 죄의식이 적나라하게 폭로된다.
연출을 맡은 하수민은 제45회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작 '새들의 무덤'을 비롯해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온 연출가다. 그는 "작품 제목이 의미하는 '사고'처럼 평범한 일상 속 우연한 사건들을 다루지만, 그 안에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무대디자인을 맡은 남경식은 관객이 마치 배심원처럼 재판에 참여하는 듯한 몰입적 공간을 구현했으며, 연극 '천개의 파랑'의 EK 의상디자이너, 창극 '패왕별희'의 김종한 분장디자이너가 참여해 미학적 완성도를 더했다.
주인공 트랍스 역에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연극 '햄릿' 등에서 활약한 박건형이 새롭게 합류한다. 평범한 외지인에서 점차 피고로 몰리는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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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트랩은 불편한 진실을 블랙코미디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웃음 뒤에 날카로운 성찰을 남긴다"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연극적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