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면 과제는 美 진출·계열사 합병
그룹 핵심 조선·건설기계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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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 대표직을 역임하며 그룹 핵심인 조선 사업을 이끌어온 정기선 신임 회장은 MASGA(한미조선협력)를 위한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조선 사업에서의 역량을 '건설기계' 등 지상 사업까지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17일 HD현대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정 신임 회장은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 자리에도 오르며 그룹 내 영향력을 확장한다.
이번 인사는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와 건설장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앞두고 예년보다 일찍 단행됐다. 정 회장은 향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했으며,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으로 입사해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거쳤다. 2021년 그룹 사장직을 맡으며 본격 경영의 키를 잡은 정 회장은 2022년에는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선임돼 그룹 주력인 조선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로 조선·건설기계 등 핵심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게 된다. 우선 한미 조선협력 (MASGA)의 주축으로서 미국 시장 진출 성과를 내는 게 당면 과제다. 현재 현지 조선소 건립, 지분 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과제는 계열사 합병을 통해 인력·설비 등 자원을 한 데 모으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은 다음해 1월로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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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이라며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되,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HD현대미포의 김형관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정기선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통합을 앞둔 건설기계 계열사(HD건설기계) 대표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되었으며,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