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차별 없는 학교로”…서울시교육청, 유니버설디자인 새 기준 제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0010006404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10. 20. 12:10

픽토그램·다국어 안내 도입…다문화 학생 소외 방지 나서
성별 차이 고려한 화장실·탈의실 등 세밀한 설계 기준 마련
2025092801002556300152161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시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정서장애, 다문화, 성인지 감수성을 모두 반영한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기존 물리적 무장애 개념을 넘어 정서적 안정, 문화적 포용까지 포함하는 학교 공간 설계 기준이 마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교육청은 오는 21일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을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성별·연령·국적·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의 '무장애(Barrier Free)' 개념은 장애인과 노인 등 특정 사용자의 물리적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최근 정서장애 및 다문화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주체도 다양해지면서 학교 공간 설계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다름을 넘어 공존하는 학교(School for All)'를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정서적 안정과 문화적 포용, 성인지 감수성 등 그동안 설계 단계에서 간과돼 온 요소들을 설계 지침으로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5대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세부 기준을 정립할 예정이다.

첫 번째 과제는 정서장애 학생을 위한 공간 설계 기준 수립이다. 정서장애 학생의 공간 이용 특성과 감각적 민감도를 고려해 조도·색채·소음 등을 조절하는 세부 기준을 마련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는 학습·휴식 공간 가이드를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다문화 학생을 위한 정보환경 및 공간 디자인 기준이다. 언어 장벽으로 인한 정보 소외를 방지하기 위해 그림문자(픽토그램)를 개발하고 다국어 안내 체계를 표준화한다. 또한 특정 문화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공간 디자인을 도입해 다양한 문화권 학생들이 차별 없이 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는 성인지 감수성 기반 공간 구성 기준 마련이다. 화장실·탈의실 등 성별에 따라 이용 편의성과 안전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시설을 세밀하게 분석해 모두에게 공평한 공간 설계를 제안한다. 단순한 분리 수준을 넘어 성별 다양성을 고려한 세밀한 설계 기준이 포함될 전망이다.

네 번째 과제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별 공간 설계 기준이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이용 특성을 분석해 공간 충돌을 최소화한다. 사용자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과제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령별 공간 설계 기준이다. 연령에 따른 신체적·인지적·심리적 발달 특성을 반영해 시설물 높이, 크기, 전기설비 위치 등을 세분화한다. 학습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높일 수 있는 설계 지침이 담길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추진 체계도 함께 정비한다. △전문가 인력풀 구성 및 운영 △학생 참여형 설계제도 도입 △교직원 대상 전문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 운영 △우수사례 발굴 및 표창 제도 도입 등이 포함됐다. 학교 현장의 자발적 참여와 피드백을 통해 제도의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 수립은 모든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누구도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는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학생과 모든 학교 구성원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