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에 재편 동력 확보
준법감시위 "경쟁력 강화 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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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7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022년 10월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매년 취임일 별도의 행사나 메시지 없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왔다. 올해 역시 공개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비롯해 연말 정기 인사 준비 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에선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사장단 인사 등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단연 컨트롤타워 재건 여부다. 앞서 삼성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2010년 출범시킨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바 있다. 이후 매년 정기 주주총회나 정기 인사 시즌을 기점으로 미래전략실 부활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지만, 일명 '미니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전자·전기),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EPC경쟁력강화TF(건설) 등을 신설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사업지원TF의 경우 정현호 부회장을 수장으로 인수합병 추진, 신사업 발굴 등 굵직한 사업전략과 현안을 전담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조직이란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 인사를 통해 이 회장의 측근이자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박학규 사장까지 사업지원TF에 합류하면서 (사업지원TF) 입지가 한층 강화되긴 했지만, 규모나 권한 측면에서 이전 미래전략실을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7월 이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재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며 운신의 폭이 넓어진 데다, 한동안 부침을 겪었던 반도체 사업도 최근 활기를 되찾으면서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시급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 정치권 등 외부 시선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2020년 신설한 독립조직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역시 지난 21일 정례회의에 앞서 "(컨트롤타워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준감위 내에서도 상당히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최고경영진을 위한 조직이 되거나 정치권과 결탁하는 위험을 내포하는 조직이 되지 않도록 준감위가 최선을 다해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연말 정기 인사 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컨트롤타워 재건과 관련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구글이나 애플과 달리 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만큼 그룹 전반을 들여다보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는 구심체가 있어야 한다"며 "이 회장만의 차별화된 뉴삼성 비전 구현을 위해서라도 그룹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