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천강 | 0 | | 동해시 북평교 위 인도에서 취병산과 두타산 쪽으로 바라 본 전천강. 전천강 발원지는 두타산과 청옥산 계곡이다. 강물은 가을하늘과 주변 풍광, LS전선공장 건물을 품고있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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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ip20251030092523 | 0 | | 두타산 무릉계곡 쌍폭포. 이 청정옥수는 전천강 강물이 되어 갯목까지 가서 동해바다로 흐른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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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과 청옥산 자락에서 발원한 전천강 청정옥수는 쌍폭포와 용추폭포를 지나 14km 떨어진 동해항 갯목까지 흐른다. 바다에 이르는 여정은 짧지만 흐르는 길마다 굽이굽이에 무릉교, 해룡교, 귀문교, 청운교, 전천교, 뜬다리정원마루, 북평교가 자신만의 자태를 뽐낸다.
심규언 동해시장과 시민들은 전천강을 소중히 가꾸고 일궈 동해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도시재생으로 옛 도심을 MZ성지로 만들어 낸 경험을 바탕으로 동해시내를 가로지르는 전천강을 애지중지 가꾸고 또 가꿨다. 수변공원과 종합레포츠타운도 마무리가 한창이다.
전천강과 주변을 주의깊게 둘러봤다. 쌍폭포와 용추폭포의 청정옥수는 무릉계곡을 타고 강줄기가 되어 동해까지 흘러간다. 특히 맑은 가을하늘에 비친 강물은 더 없는 예술품이다.강물 따라, 둑방 위에 벚 나무길, 캐릭터 공원, 어린이 교통광장, 그라운드 골프장, 돌다리, 뜬다리정원마루, 대나무길, 파크골프장, 국궁장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취병산에서 갯묵까지 다리가 7개 있다. 용도는 다양했지만, 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했다. 사업마다 주민자치위원회와 항상 협의하고, 의견을 나눈다는 글귀들이 눈에 들어온다.
 | clip20251030092731 | 0 | | 시민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폐철교가 보인다. 이 철도 유휴부지는 뜬다리정원마루로 거듭났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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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생각에 전천강을 들러 본 홍모 씨(73)는 "고향이 북평인데 은퇴하고 오랜만에 왔다. 강물은 더 이상 깨끗할 수 없고, 곳곳에 각종 레저 및 관광·운동 시설들이 잘 갖춰져 감탄했다. 당시에는 황어가 봄철에 돌아왔다. 말려서 맛있게 쪄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했다.
40여년간 방치됐던 폐철도 부지에 조성된 뜬다리정원마루도 명물이다. 정부 사업에 공모해 그 예산으로 조성했다는 이곳은 영화의 스틸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 인상적이다. MZ세대들의 핫 플레이스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clip20251030092911 | 0 | | 전천강은 돌다리로 건널 수 있다. 돌다리가 약 200여 개 놓여 있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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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ip20251030093036 | 0 | | 하상보호공 위로 자전거와 사람들이 건널 수 있도록 다리가 만들어져 있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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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관광객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강변 곳곳에서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정겹다. 이러한 전천강의 현재는 동해시 직원들과 시민이 고생한 덕분이라고 한다. 200여개의 돌로 놓은 돌다리는 건너는 맛이 남달랐다. 돌다리를 손뼘으로 재어보니 가로·세로 75cm 정도의 큰 돌이어서 안정감이 있었다. 맞은편에서 건너오는 모녀가 보였다. 나그네를 알아보고 비켜 준다. 곳곳에 양보의 돌다리가 놓여있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은 하상보호공의 도움을 받는다. 하상보호공은 물살을 약하게 만들어 잔잔하게 흐르는 효과를 낸다. 이 물소리는 참으로 고즈넉하다. 중간중간 토사가 흘러내려 만들어진 작은 섬들과 갈대 숲은 절경이지만 수질개선 효과도 크다고 한다. 그래서 1급수로 계속 갯목까지 흘러 동해로 간다. 강가에 자연스럽게 핀 들국화 군락이 나그네를 반긴다.
 | clip20251030093222 | 0 | | 전천강 수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멀리 보이는 산이 취병산과 두타산이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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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길은 대나무로 조성이 되었다. 길가 잔디밭에 깃대가 꽂혀있다. 굿샷 소리가 들렸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길가에서 홀이 보일 정도로 가깝다. 부부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한 부부는 "분당에서 친구 초청으로 놀러와 골프도 즐기고, 전천강 경치도 즐긴 후, 점심에는 오일장안에 있는 소머리국밥을 먹으려 한다. 오후엔 무릉별유천지를 둘러 볼 계획"이라고 했다.
골프장에 이어 국궁장이 보인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휴무인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돌다리 길을 건넜다.
 | clip20251030093348 | 0 | | 안성준 동해시의원이 갯목에서 전천강의 역사와 전천강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에 쌍용시멘트 콤바인이 있다. /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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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쪽으로 보이는 강 끝이 궁금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역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안성준 동해시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은 "전천강은 갯목까지 봐야 한다. 바다와 만나는 갯목이 정말 아름답고 정겹다"고 했다. 강과 바다를 평화롭게 오가는 선박들이 제법 있었다. 동네 주민들이 갯묵 나무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은 그림같다.
안 의원은 전천강의 역사를 들려줬다. 강물 덕분에 구석기·청동기시대 등 집단촌을 이룰 수 있어 실직국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특히 철기시대는 41만6000㎡(약 13만평) 면적과 당시 1600가구 이상 살았다는 역사가 있다. 청정한 물이 집단 거주의 밑받침이자 힘이 된 것이다.
전천강 이름에는 슬픈 역사가 있다. 1592년 임진왜란때 동해지역 의병들이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들과 두타산성에서 맞서 싸우다 함락당하고, 수많은 화살은 장맛비에 쓸려 냇가를 따라 떠내려왔다고 한다. 전천의 내력은 그래서 아픔이 존재한다.
그 아픔은 이제 무릉계곡에서부터 갯목까지 아름다움으로 승화했고, 찾는 이들의 사랑받이가 되었다. 심 시장은 벚나무를 심어 전천으로 관광객들을 초대했다. 8km 거리에 걸쳐 조성된 벚꽃 터널은 동해안봄의 전령사가 되었고, 밤에는 야경 맛집으로 변한다.
 | clip20251030093946 | 0 | | 북평 오일장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 장날은 3일과 8일이다./드론 촬영 김병희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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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ip20251030094130 | 0 | | 위부터 양파 모종. 재래종인 여주와 사과대추, 자연산 송이는 제철에만 볼 수 있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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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강과 이웃한 북평민속 오일장을 찾았다. 북평에서 추암으로 가는 길목 좌우와 북평농협 건물 안쪽과 골목 사이사이에 매대가 자리잡았다. 왜 북평 오일장이 우리나라 3대장인지 알 수 있었다. 양파 모종, 집에서 따온 대추, 송이버섯이 눈길을 끈다. 방송에서 듣던 가격과 확연히 다르게 싸다. 능이버섯 등은 제철에만 볼 수 있는 자연이 준 귀한 선물이다. 동해의 토속 먹거리, 농기구, 생활용품, 농촌의 대표 패션인 몸빼 등 만물상이 따로없다. 장날과 특정 요일에만 판매하는 한우 가격은 특히 저렴해서 눈을 의심했다.
쇼핑을 마친 관광객들은 강둑 벚나무 길을 걸었다. 캐릭터공원은 사진 포인트다. 북평 오일장 장터의 역사는 정조 20년 1796년경부터 유래되어 처음에 월동(지금의 나안동)다리 일대에 있었는데 물길이 바뀜에 따라 전천의 남쪽 언덕으로 옮겨 1932년 현재의 자리에 안착했다.
 | clip20251030094616 | 0 | | 전천강 무별이네 캐릭터 공원, 이 캐릭터는 동해시 관광 5권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부두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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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의 전천강 수변에 대한 다양한 아이템은 뉴욕시의 체육레저공원 정책 문헌사례 및 국내외 학위논문과 일치하는 대목이 많다. 정책이 주요했다는 뜻이다. △환경의 지속가능성 △경제적 지속가능성 및 혜택 기여 △공공의 건강과 웰빙 장려 △커뮤니티 조성 △경관에 대한 관심과 관리 장려 △심미적·창의적 체험 제공 △사람과 공동체의 효과적 기능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전천강처럼 하천 수변에 꽃, 나무 등 문화예술 조형물, 주민 행사 등 조성에 의한 심리 역량 강화 및 사회적 비용 절감에 관한 연구 용역(연구명: 노원구 브랜드가치 향상을 위한 연구 [사]한국인성창의융합협회 수행 2023)에 결과에서 다음과 같이 연구한 자료가 있다.
818명의 이용자는 86~97.3% 심리안정등 만족감을 표시한 결과가 있다. 특히 무장애 숲과 하천 꽃길 등 이용으로 인한 병원진료 결과 18.6%. 혈압, 당뇨 등 자가진단 44.8%가 호전되었다고 했다. 당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또한 걷기 운동효과에 대해 같은 수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세브란스 이문형(심혈관 전공) 교수와 진천제일중앙의료원 홍영종 원장은 "즐겁게 걷기를 위한 분위기 조성은 심리를 안정시키고, 조형물 등은 심리적으로 더 안전한 걷기를 유도한다"고 자문했다.
묵호역 버스정류장에서 어떤 버스를 타도 전천강과 북평오일장을 경유한다. 동해역 앞에서 북평과 삼척 방향의 버스를 타도 북평오일장으로 간다. 묵호역에서는 약 45분, 동해역에서는 15분 정도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동해시가 가든시티 임을 알 수 있다. 곳곳이 숲속이다. 약간 고지대로 버스가 지나가면 바다가 보인다. 특히 북평오일장은 평일에도 볼만한 게 많다. 100년 되어가는 덕취원 중식당과 50년 넘은 소머리국밥집은 필수 코스다. 주변에는 뷰가 그만인 카페들이 지친 나그네에게 손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