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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차단’ 부동산 대책에…10월 전세대출 5000억 넘게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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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1. 02. 10:15

갭투자 차단에 주담대 증가세 급제동
전세대출 두 달째 감소…월세 전환 가속
금리상승·규제로 ‘대출절벽’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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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
정부가 지난달 '10·15 대책'을 통해 사실상 부동산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를 원천 차단한 가운데,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서 관련 대출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역시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3718억원으로, 한 달 새 2조2769억원 늘었다. 9월 증가폭(1조1964억원)의 두 배 수준이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 국면이었던 지난 6월(6조7536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둔화가 두드러진다. 10월 주담대 증가액은 1조2683억원으로,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핵심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 '10·15 대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대출은 오히려 감소세다.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은 5385억원 줄어 9월(-344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으로는 지난해 4월(-6257억원) 이후 18개월 만에 최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잇단 규제로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새 1조519억원 증가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확대된 데다, 규제 여파로 주담대를 충분히 받지 못한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 속 최근 대출 금리까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년 주기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90~5.832%로, 두 달 전(연 3.460~5.546%) 대비 상·하단이 모두 상승했다.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이 같은 기간 2.836%에서 3.115%로 0.279%포인트 올라서다.

은행권은 집값 상승 여파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 상승과 대출 한도 축소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어려운 만큼, 적어도 연말까지는 대출 절벽 현상이 완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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