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양지구도 주민반대 이유로 암초 부딪쳐
"여건 좋은곳도 군청이 좋은기회 놓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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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도 마찬가지다. 민선 6기 때부터 일부 농업진흥구역을 제외한 군 전 지역을 대상으로 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읍 간양·관작지구와 신암면 조곡산업단지, 삽교·응봉 일반산업단지, 응봉 증곡산업단지, 고덕 예당일반산업단지 등 6곳의 산업단지를 추진해 왔다.
이가운데 삽교 일반산단과 예당일반산단은 조성을 마치고 현재 80% 이상의 분양과 함께 가동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조성 중인 응봉 증곡단지는 분양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간양지구와 조곡산단은 시작하기도 전에 무산 위기에 봉착돼 산단 조성에 따른 인구 늘리기 정책도 답보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됐다.
신암면 조곡산단은 단지 내 산업폐기물 처리장 설치 문제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4년여 동안 실랑이만 거듭하다 끝내 사업 시행사인 ㈜SK에코플랜트 측이 지난 5일 예산군에는 2026년도 조곡산단 지정계획을 연장하지 않을 것과 충남도에는 산업단지 조성계획 승인 신청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각 제출함에 따라 결국 무산됐다.
조곡산단 반대투쟁위원회는 11일 "조곡산단 조성 취소 결정을 환영한다"며 지난 3년 동안 투쟁해온 반대투쟁위원회 해단식을 갖는 등 산단 무산을 공식화 했다, 지역 주민들의 단지 내 산업폐기물 설치 반대는 주변 농경지의 환경오염 우려가 주된 이유지만, 일부에서는 군 당국과 사업주 측이 능동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설득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산읍 간양지구도 처음엔 집성촌 종중들의 극심한 반대가 없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고령화 등으로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조곡산단과는 달리 비교적 산단 조성에 우호적인 분위기였으나 군이 이마저도 일찌감치 포기하는 바람에 사실상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간양지구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인근 아산, 당진 지역보다 비교적 땅값이 저렴한 데다 산단에서 진입도 가능한 장항선 복선화 철도 신례원역과 평택∼부여 간 내륙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화물운송 전용 철도인 서해선복선전철 삽교역사 신축 등으로 편리한 교통구조로 바뀌어 물류비 절감이라는 잇점이 부각되면서 수도권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혔었다.
그러나 연초 예산군의 책임있는 고위 당국자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일찌감치 산단조성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때마침 불어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여파까지 겹쳐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으로의 이전을 망설이는 바람에 암초에 부딪쳤다.
예산군 경제담당 부서는 수년째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다 최근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탓하고 있지만, 민선 8기 출범 초기 4년 전만 해도 싼 땅을 찾아 지방 이전을 계획하는 수도권 기업들의 상담 문의가 많았던 호기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민원 등의 이유로 시간을 끄는 바람에 좋았던 시절의 기회를 놓치고 이제 와서 애꿎은 경기 불황을 탓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책임져야 하는 군 당국자가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군 발전을 염원하는 지역 인사들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처럼 역대 군수들이 인구멸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왔던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민원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시기를 놓친 게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표를 의식해 소명을 그르치려 할 게 아니라 소신 행정을 펴겠다는 각오가 더욱 필요할 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