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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3세 경영’ 시동… 대신증권 세대교체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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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11. 12. 18:03

진승욱 부사장 차기 대표로 낙점
양 부회장 체제 첫 수장 교체 관심
3분기 실적 약진… 수익 개선 숙제
모친 이어룡 체제 이은 제2막 기대
대신증권이 용퇴를 결정한 오익근 대표의 후임으로 1968년생인 진승욱 부사장을 낙점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 1970년대 초반 임원을 주력 사업인 IB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오너 3세'인 양홍석 부회장이 경영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본인 색채로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창수, 김성호, 한승희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대신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진승욱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선임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연임 가능성이 컸던 오익근 대표가 갑작스러운 용퇴를 결정한 만큼 경영 공백 최소화 차원에서라도 이견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정기인사 기간이 아닌 시점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갑작스럽게 승진시킨 점 역시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2년간의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직을 마치고 대신증권 기획지원총괄 전무로 복귀했는데, 복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영전했다.

1968년생인 진 부사장은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대신증권 공채로 증권맨이 됐다. 대신에프앤아이 경영기획본부장, 대신증권 전략지원·경영기획부문장,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국제기획부, 글로벌사업부, 홍콩현지법인 등을 거친 '해외통' 중 한 명인데, 실제 대신증권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최전방에서 이끈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대신자산운용의 수장으로 낙점됐던 당시에도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이번 인사는 양홍석 부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첫 수장 교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진 부사장의 내정과 관련해 세대교체를 통해 양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친인 이어룡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인물이었던 오익근 대표 때와 달리, 본인의 의중이 반영된 '젊은 피' 진 부사장을 차기 수장으로 앉히는 것이 '3세 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 선정에 양 부회장의 입김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점은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더한다.

그간 양 부회장은 다소 조용한 경영 행보를 이어왔던 것으로 평가된다. 2023년 이어룡 회장으로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지만,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전문경영인인 오 대표에 힘을 실어주며 뒷선에서 조용한 지원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수장 교체로 본인의 경영 색채를 뽐낼 수 있게 된 만큼 보다 공격적인 활동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양 부회장이 대표적인 '대신맨'이자 글로벌 전문가로 손꼽히는 진 부사장과 손발을 맞춰 대신증권의 제2막을 열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성과는 사실상 이 회장의 공이 더 컸던 만큼, 자기자본 4조원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을 통해 '오너 3세 경영'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본인의 온전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사업 영역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이뤄내야 한다. 대신증권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3억원 대비 77.9% 늘어났지만,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 및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IB 부문을 총괄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1973년생인 박성준 IB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 역시 변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3세 경영'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다방면에서 대신증권의 인사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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