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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엽 “국민 노후자산·경제 성장… 연금정책 개선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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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1. 27. 17:53

금융투자협회장 출마 선언
장기투자 이끌어 낼 '인센티브' 중요
원금보장형 디폴트옵션 수익률 개선
'고령화·저성장 위기' 정부 소통 강조
38년 금융맨 '여의도 사장단' 이끌어
"공정한 시각으로 협회 단합 이룰 것"
"장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 국민의 노후자산을 증대할 수 있는 연금 정책 개선이 가장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한다면 자본시장 중심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도전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27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인 우리나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장기적인 수익률 증대를 꾀하는 데 역부족"이라면서 "정부와 함께 국민의 노후자산을 보다 증대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금투협회장 선거 공약으로 장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와 더불어 연금에 대한 정책적 개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물가상승률이 실질 수익률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 그간 주식시장에서 소액주주보다 대주주 위주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던 구조적 문제가 계속된 탓이다. 이번 정부 들어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합동대응단을 만들면서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단기투자 쏠림 현상은 여전한 모습이다.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한 소액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배경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미국이 세계 최강 국가로 도약한 주된 요인으로 하루가 다르게 혁신하는 빅테크 회사, 해당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투자은행(IB), 무엇보다 대다수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연금제도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혁신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장기 투자를 통해 연금 자금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선순환 구조가 미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이란 것이다.

황 대표가 제시한 선행 모델은 미국과 호주의 대표적인 장기투자 및 노후 대비 인센티브 제도인 401k와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다.

미국의 401k는 지난 1981년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로 근로자가 납입하는 돈은 소득세 계산 시 과세표준에서 제외되고, 운용 수익에 대해서도 과세되지 않아 장기 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1992년 호주에서 생긴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 역시 근로자 납입금에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한편, 은퇴 연령 등을 충족해 연금을 수령할 땐 운용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한다. 저소득층의 경우 세금 혜택 외에도 정부가 일정 금액을 추가로 적립해 안정적인 노후 기반 마련을 독려한다.

황 대표는 국가전략 산업이 은행 중심이 아닌 자본시장 중심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대로 고착화되고 있는 저성장 문제, 민관 모두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부채 문제, 전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 등을 풀어 내려면 은행 중심의 '정태적(靜態的) 금융'에서 자본시장 중심의 '역동적 금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이런 공감대가 두텁게 형성되도록 정부·당국·국회 등과 가깝게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다양한 경험을 꼽았다. 약 40년간 금투업계에서 쌓아온 이력을 바탕으로 협회 내 이해관계 조정과 업계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황 대표는 신영증권에서만 38년 근무한 '증권맨'이다.

그는 "리테일·IB·내부통제·전략 기획 등 신영증권에서 증권업 모든 분야를 섭렵했을 뿐 아니라, 신영자산운용과의 협업을 통해 운용업 이해도도 갖췄다"며 "지난 2019년 신영부동산신탁의 신규 인가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총괄로서 치열하게 공부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경험은 자산운용업과 부동산신탁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를 갖춘 계기가 됐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작년 6월부터 '여의도 사장단' 회장을 맡아 1년 반 가까이 업계 리더들과의 소통을 주도하고 있는데, 해당 모임을 이끌며 보고 배운 것들도 협회장 업무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운용·선물·부동산신탁 등 업권별로, 대형·중소형사 등 규모별로 서로 이해 관계가 달라 소통에 곤란함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광범위한 회원사 이해를 바탕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시각을 유지하고, 협회 내부 단합을 이끌어 내는 강력한 목소리로 상생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또 다른 금투협 선거 후보인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재정경제부 관료 경력 덕분에 당국과의 협업 역량에 강점이 있는 반면, 황 대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이 나온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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