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대모비스, 신소재 기술 내재화 경쟁력 강화… “소나무로 범퍼 만든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2010001180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02. 17:27

전기차 모터·전장 핵심 소재 내재화 가속
친환경 규제 대응한 바이오소재 적용 확대
AI 기반 재료 개발… 기술 주도형 부품사 전환
리그노셀룰로스
현대모비스가 목재를 가공한 신소재 리그노셀룰로스로 만든 범퍼 커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신소재 원천기술' 내재화를 무기로 전동화 시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모터 출력과 효율을 높이는 필름, 전자파 차단 신소재, 플라스틱 대체 바이오 소재까지 핵심 부품 적용을 확대하며 기술 주도형 부품사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다.

2일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절연 필름 '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EEK)', 바이오 소재 '리그노셀룰로스', 전자파 차단 소재 '맥신(MXene)' 등 신소재 분야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는 고성능·고효율 소재를 적용해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글로벌 수주 지표가 되는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원자재 수급난 해소에도 기여하는 전략이다.

업계는 전동화 경쟁이 구동계 성능과 전장 집적 수준으로 확장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할 소재 역량이 완성차·부품사의 핵심 경쟁 축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구동모터 절연 필름 소재로 기존 합성섬유 아라미드 대신 고내열·고절연 특성의 PEEK 필름을 적용했다. 이 필름은 모터 내부 코일에 촘촘히 감겨 비정상 전류와 발열을 차단한다. PEEK 필름은 코일의 점적률과 열효율을 개선하여 같은 모터 크기에서 더 높은 출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18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또한, 전기전도성이 높은 나노 소재 '맥신'을 활용한 전자파 차단 흡수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고주파·고전력 전장부품 증가 환경에서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맥신은 나노물질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며 차세대 전자 소재로 꼽히는 만큼, 현대모비스는 조기 내재화를 추진해 기술 선점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소재 개발도 병행한다. 유럽연합(EU)의 신차 플라스틱 재생 소재 사용 의무화(2030년, 25%)에 대응해 현대모비스는 목재 기반 바이오 소재 '리그노셀룰로스'를 개발해 범퍼 커버 등 외장 부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흔한 소나무를 활용해 제품 경량화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현대모비스는 관련 기술로 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연구에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는 가상 환경에서 재료의 내구성이나 강도 등을 사전 예측하여 실험 횟수와 시간을 줄인다. 나아가 AI는 전기가 통하는 고무를 활용한 기능성 신소재 연구에 도입되어 에어백 충격 감지센서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부품사 중 이례적으로 100여 명 규모의 신소재 전문 인력을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학 및 에너지·화학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소재와 핵심 기술을 누가 쥐고 있느냐가 협상력을 좌우한다"며 "현대모비스가 신소재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 부품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분명한 방향 전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