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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성장동력 확보… 초대형 IB 터닦은 ‘대신證 오익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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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5. 12. 17. 18:09

3연임 후 용퇴… 후임 진승욱 부사장
라임·부동산 PF사태 등 성공적 수습
내부 통제 강화 등 리스크 관리 최선
자본 4조 눈앞… 발행어음 인가 속도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위기 관리와 성장 동력 확보를 주축으로 한 3연임 임기를 마무리한다. 그는 취임 직후 맞닥뜨린 라임 사태를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10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내며, 대신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의 증권사로 도약하도록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대표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리그테이블 순위를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하면서도, '대체투자 넘버원 하우스'라는 비전 아래 리츠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향하는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었고, 그의 용퇴 결정은 그 기반 위에서 다음 세대가 더 큰 그림을 그리게끔 길을 터주는 승부수였다는 분석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취임한 오 대표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퇴임할 예정이다. 진승욱 현 기획지원총괄 부사장이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새 대표로 취임한다.

오 대표가 대신증권을 이끌기 시작한 시기는 업계 전체에 신뢰의 위기가 닥친 때와 겹친다. 라임 사태로 인한 환매 중단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까닭인데, 이런 상황에서 대신증권은 리스크 관리 기조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했다. 공격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투자 심사 절차 고도화를 최우선에 둔 것이다.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는 오히려 오 대표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재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다수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고 그중 일부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지만, 대신증권은 사전에 익스포저를 축소하고 우량 물건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 라덕연 주가조작 일당의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국면에서도 전략적인 헤징과 리스크 분산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완을 발휘하며 시장으로부터 '역시 다르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위기 수습 과정에서 오 대표가 보여준 원칙 중심의 리더십은 조직 내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신증권 창립 60주년 당시 직원들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준비와 실력이 먼저이며, 이기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기는 습관을 갖자"고 강조했다. 기본기를 중시하고 원칙을 지키는 그의 경영 철학이 나타나는 발언으로, 이는 결과적으로 장기 성장 기반 구축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종투사 지정과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라는 재무 요건과 함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종투사 지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대신증권이 이 까다로운 요건을 모두 충족하며 종투사가 된 것은 라임 사태 이후 추진한 내부통제 강화가 제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자본 규모만 크다고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췄는지가 중요해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1% 급증했으며,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7.3% 증가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서도 실적 우상향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오 대표의 경영 역량이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자기자본 4조원을 채운 대신증권이 향후 발행어음업 인가에도 무난하게 승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충분한 데다 종투사 지정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인데, 인가가 나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초대형 IB들과 동등한 구도를 갖추게 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오 대표의 원칙 중심 경영을 토대로 리스크 관리와 기업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 사업 부문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며 종투사로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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