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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잡음 커질수록 난감한 보수…‘제 얼굴에 침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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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승인 : 2026. 01. 02. 16:53

‘포용·통합’ 이미지 취하고 ‘보수분열’도 얻는 李, 민주당의 전략인가
유승민 국무총리 발탁 시도, 이혜훈 '선례' 나올 뻔 했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잡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보수진영에선 부적절한 인사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잡음이 커질수록 '제 얼굴에 침 뱉기'라 마냥 비판만 쏟기엔 곤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와 관련된 과거 갑질·폭언·내란옹호·경제철학 등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공세를 높이고 있다.

◇ 강선우·이진숙·전재수에 이어 이혜훈…李의 안목, 국민공감대 반영하고 있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강행 후 자진사퇴 사례에 이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그리고 이 후보자 사례까지 미뤄봤을 때 이 대통령의 인사검증 안목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또 다시 터진 대형 인사 참사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됐다는 뜻이다. 최소한 검증과 세평 조회만 했더라도 이런 지명은 없었을 것"이라며 "형수님에게 현란한 욕설을 내뱉던 대통령 대비 인턴에게 막말한 이혜훈 후보자도 별 일 아니라고 선택한 것 아니냐는 소리가 들린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도 "변기 수리 강선우가 제명되고 프린터 수리를 시켰던 이혜훈이 지명됐다. 즉 민주당 갑질의 총량은 같다. 갑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며 "갑질은 습성이다. 이혜훈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장 사퇴하라"라고 비판했다.

낙마·지명철회·사퇴를 제외하고도 이재명 정부 초기 내각 구성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은경 복지부 장관 '배우자 코로나19 수혜주 투자'에 따른 이해충돌 논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직무관련 기업 주식 보유' 논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편법 증여·농지법 위반' 의혹 △정동영 통일부 장관 '직무관련 주식 보유' 이해충돌 논란 △정성호 법무부 장관 '가족재산 관련 법안 발의'로 이해충돌 논란 △조현 외교부 장관 '직무관련 주식 보유'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이혜훈 후보자의 폭언을 듣는 내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다. 주먹질보다 더한 폭력이다.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 된다"며 "모든 국민, 노동자, 공무원에 대한 갑질이자 폭력이다. 국민주권 국무위원은 더더욱 아니다. 즉시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솔직히 잘 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 청문회 과정에서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윤준병·이언주 의원도 지명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신년 인사말<YONHAP NO-3145>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포용'취하고 '보수세력 분열' 노린 민주당의 전략?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누적되면서 기획예산처 장관 발탁 결정이 모두 예견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인사를 발탁해 이재명 정부의 '통합·포용' 기조를 내비치면서도 보수정당이 보수인사를 비판하면서 결국 세력분열을 야기하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혜훈 후보자가 소리 지르는 것을 저 스스로도 많이 봤다. 또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 사례가 무수히 많을거라 생각한다"며 "여의도에서 조금만 아는 사람한테 확인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인간 됨됨이에 대해 다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히 검증한 뒤 장관으로 발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나쁘게 본다면 '보수 진영을 분열시키고 흔들어 놓자'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 번 이혜훈 후보자를 발탁하려 했는데 '보수 진영 사람들은 못 쓰겠다'면서 지명을 취소해 버린다면 더 우스운 꼴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호동 법무법인집현전 변호사는 "최근 이혜훈 전직 보좌진을 만났는데, 그들이 말하길 (박탁)10일 전부터 오랜만에 갑자기 안부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고 (걱정돼서)그러지 않았겠냐고 하더라"라며 "정당을 막론하고 본인이 부적격 인사라고 한다면 사퇴하거나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원래 유명 했다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으로선 이혜훈이라는 보수인사 카드를 사용해서 '탕평인사' 이미지는 취하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민의힘에서 능력있다고 하는 사람도 인품에 하자가 있네'라고 평가되도록 할 수도 있겠다"며 "민주당의 전략일 수 있겠고, 국민의힘으로서도 난처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기용할 것 같다. 그러나 낙마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청문회에서 정책 비전과 철학이 검증될 것"이라며 "검증돼서 도전이 잘 됐으면 한다"고 지명철회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유승민 국무총리 발탁 시도, 이혜훈 '선례' 나올 뻔 했나

이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보수인사 기용을 통한 민주당의 전략으로 거론되는 또 다른 인물은 유승민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이 대통령이 대선 직전 국무총리직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유 전 의원도 여러 구설수에 올라있는 면에서 이혜훈 후보자와 결을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자녀가 교수 임용 과정에서 특혜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선고공판 출석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YONHAP NO-1637>
2020년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달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유 전 의원의 폭로로 민주당은 날선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총리직을 거절해 줘서 고맙다. 극렬한 우파적, 보수적 사상을 갖고 있어 함께 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통합·포용인사 기조를 강조하며 이혜훈 후보자의 무탈한 인사청문회를 기대하며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이 대통령이 진영을 넘어서려는 시도에 (이혜훈 후보자 측에서)큰 공감이 있었다. 우리 진영에도 훌륭한 분은 많다. 대통령은 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도전적인 과제를 해야만 국민들에게 통합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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