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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순천대 통합 가결…“의대 명분 뒤 통합 이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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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정채웅 기자

승인 : 2026. 01. 19. 14:13

의대 유치 명분 속 통합 이후 운영·지역 균형 과제
일부서 의대중심 구조 고착화로 '의대를 위한 통합' 우려
목포대 순천대
목포대와 순천대 전경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이 최근 근소한 표 차이로 최종 가결되면서 전남 지역 고등교육 구조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순천대에 따르면 통합의 핵심 명분은 전남 국립 의과대학 유치와 지역 의료 공백 해소로 일각에서는 "통합 결정 자체보다 통합 이후의 구조와 책임이 더 중요하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통합은 찬성이 반대보다 불과 몇 표 앞선 결과로 확정 됐으며 일부에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하지만, 대학 내부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순천대 구성원의 상당수가 통합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은 통합 과정 전반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통합 추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국립 의과대학 설립이다.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 의대가 없는 지역으로 의료 인력 부족과 필수의료 공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의대 유치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공감대를 얻어왔다.

문제는 통합 논의가 '의대 유치'라는 대의명분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통합 이후 대학 구조 전반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목포대와 순천대에 약학대학이 설치됐을 당시에도 재정과 인력이 약대에 집중되며 기존 학과들이 위축되거나 통폐합되는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대는 약대보다 훨씬 더 큰 재정과 인프라, 상징적 위상을 요구하는 학과다. 이로 인해 통합 대학 내에서 의대를 중심으로 한 '중심-주변'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일반 학과의 교육 여건과 연구 환경이 상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구성원들은 "통합이 자칫 '의대를 위한 통합'으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대학 공동체 차원의 통합 문제도 과제로 남는다. 의대가 신설될 경우 의대생 다수가 타 지역 출신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약대 사례에서 보듯 특정 학과가 '우수 학과'로 인식되며 내부적 위계가 형성될 경우 대학 전체의 결속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대규모 통합이 추진될수록 중심 지역에 자원과 권한이 집중되고 주변부가 소외되는 구조적 불균형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통합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을 낳는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전문가 이혁제 전 도의원은 "통합은 결정으로 끝나는 정책이 아니라, 이후 관리와 조정이 핵심인 과정" 이라며 "통합 이후 재정 배분, 학과 보호 장치, 구성원 간 신뢰 회복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통합이 됐느냐가 아니라, 통합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느냐" 라며 "통합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서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책임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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