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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설 넘기는 1년치 후판 협상, 철강·조선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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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6. 02. 15. 09:00

반기 협상서 ‘1년 협상’…이례적 장기전 돌입
철강 “비정상적 가격”vs조선 “원가 부담 상승”
현대제철1
현대제철에서 생산한 후판. /현대제철
조선사와 철강사 사이의 해묵은 과제인 '후판(두께 6mm 이상의 철판) 가격 협상'이 결국 설 연휴를 넘기고 있습니다. 통상 반기마다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양측이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물량과 올해 상반기 물량을 하나로 묶어 '1년치' 협상을 진행하는 모습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와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매듭짓지 못한 채 올해 상반기 협상과 병합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협상의 용이함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매번 평행선을 달리는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할 바에야, 긴 호흡으로 묶어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가격 협상은 늘 대외비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합의가인 80만원대 중반이 협상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황의 그늘이 짙은 철강업계의 속내는 어느 때보다 복잡합니다. 최근 현대제철은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후판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공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환율과 원료탄 가격이 급등한 만큼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위해 협상 주기가 짧은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1년치 병합 협상'을 통해 경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당분간 호황이 예고된 조선업계 시황을 고려해 지금 시점에서 장기 물량의 가격을 확정짓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업계의 입장도 단호합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가격이 소폭 인상된 바 있고, 선박 건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가가 추가 인상될 경우 수익성에 치명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만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 등으로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줄어들면서, 조선사들이 국내 철강사의 요구를 무조건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협상 종료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환경과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해 양측이 최대한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업황 둔화로 부담이 커진 철강사와 호황의 결실을 지키기 위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조선사. 1년치 운명이 달린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어떤 결론으로 향할지 산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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