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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타스, 한·일 해상풍력 저울질… “물량 확보 시 터빈공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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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3. 10. 17:59

베스타스·일본 정부, 터빈 조립 협약
경제산업성 “공장 건설 전폭적 지원”
베스타스 “현지 조립, 물량 확보 조건”
기후부 “전략적 협상법, 특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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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헨릭 앤더슨 회장을 만나 국내·외 해상풍력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해상풍력 터빈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한국에 이어 일본과도 아시아 공장 기지 투자를 조건으로 입찰 물량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나서 터빈공장 건설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베스타스는 향후 확실한 수주 확보에 달려있다며 선을 그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베스타스와 '풍력 발전설비 제조 거점 설립에 관한 협력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현지 언론들도 2029년까지 조립공장을 건설하고 2039년부터 발전기 전체를 자체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베스타스는 일본 공장 기지 건설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입찰 물량 확보라는 조건을 달았고, 조립 역시 현지 터빈에 한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스타스 관계자는 "일본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일본 입찰 시장을 통한 확고한 수주 확보 등 특정 조건에 따라 현지 최종 나셀(회전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발전장치) 조립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공장에 대해 아무것도 발표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일본 프로젝트를 위한 일본 내 최종 나셀 조립"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스타스는 전남도와 추진하기로 했던 목포신항 항만배후단지에 계획했던 3000억원 규모의 터빈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신안우이와 완도금일 해상풍력 사업의 대형 터빈 계약 두 건을 따냈음에도 건설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핸릭 앤더슨 베스타스 회장은 직접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최종적으로 국내 입찰 물량 수주를 타진하기도 했다. 면담에도 확답을 얻어내지 못한 베스타스는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서 공장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하고 지속적인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터빈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 따라 건설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놨다.

업계에서는 베스타스와 일본 정부의 협약 역시, 연기된 한국공장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조건이 비슷한 데다, 해외기업만을 위한 입찰 혜택을 주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국내에도 일본과 같이 해외 투자기업을 위한 지원제도가 있고, 입찰 시장에서 특정 기업을 밀어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베스타스의 전형적인 협상 전략에 일본 정부도 공장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기업 육성과 해외사업 수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쉽지 않은 숙제가 남아있다. 기후부는 당장 올 상반기 발표될 해상풍력 입찰 로드맵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는 "사업 역량이 아직 부족한 한국 시장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노하우가 절실하기 때문에 정책적 안배가 필요하다"며 "입찰 시장의 투명한 공개가 외국 기업들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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