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스마트워치도 못 막았다…경찰 스토킹 보호망 ‘물리적 공백’ 사각지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7010005068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3. 17. 16:02

접근금지·전자감독·스마트워치까지
겹겹 보호조치에도 못 막은 참극
늘어나는 스토킹 범죄, 멈추지 못하는 보호체계
자료=gettyimagesbank/ 그래픽=박종규 기자

경찰의 스토킹 보호시스템이 또 다시 '물리적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신변호호 대상이던 여성이 전자발찌를 차고,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서 들이닥친 가해자에게 살해됐다. 그녀를 보호하기 위한 스마트워치도 강제적인 무력 앞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신고 접수에 의한 출동 등 '사후약방문'식 대응으로는 고 위험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경찰은 '살인사건'을 통해 재확인했다. 경찰 스토킹 보호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8시58분께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20대 여성 A씨는 자신을 꾸준히 스토킹해 온 B씨에게 흉기로 살해당했다. 피해자 A씨는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으로 조치돼 있었고, 특히 범행 직전엔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까지 했다. 가해자 B씨는 A씨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있었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녀에게 주어진 경찰의 보호장치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번 사건은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가 모두 '경보'와 '감시' 기능에 머물 뿐, 현장에서 범행을 즉각 차단하는 장치로는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실제로 피해자 스마트워치와 가해자 전자발찌가 실시간으로 연동되지 않아 접근 경보가 곧바로 피해자 보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번 사건을 통해 경찰의 신변보호, 법원의 접근금지, 법무부의 전자감독이 각각 따로 움직일 뿐 하나의 실시간 차단 체계로 연결되지 못한 허점이 재차 드러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대책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즉시 분리하는 가장 강한 수단인 잠정조치 4호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잠정조치 4호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최대 1개월간 유치(구금)하는 조치이나, 인용률이 낮아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6월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4호 632건 가운데 법원 인용은 239건으로, 인용률은 37.8%에 그쳤다. 인용률은 2024년 40.9%, 2023년 50.9%보다 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스토킹 피해자 보호 체계를 이제는 '사후 대응형'에서 '사전 차단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경찰이 출동하는 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스마트워치나 전자장치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경찰과 보호관찰 당국 간 연계 미흡은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접근하기 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사전 차단형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