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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사고하라”…오르간 경계를 허무는 카메론 카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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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3. 18. 10:52

10년 만에 돌아온 혁신의 오르가니스트...내달 7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바흐와 무소륵스키 연주로 '강렬한 대비' 선사
Cameron Carpenter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 /롯데문화재단
미국의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가 1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6 오르간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이번 공연은, 전통과 파격을 오가는 그의 음악 세계를 다시 확인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유럽의 성당 파이프오르간이 아닌 영화관의 극장용 오르간에 매료돼 음악을 시작했 카펜터는 오르간이라는 악기를 둘러싼 고정관념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콘솔(건반과 여러 장치를 조작하는 오르간 연주석)의 정교한 컨트롤 시스템과 다채로운 스톱(소리의 음색과 효과를 바꾸는 장치)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음악적 가능성에 끌렸다"고 밝혔다. 이른바 '연주 장치' 자체가 하나의 창작 도구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카펜터의 음악관 역시 기존의 틀을 거부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자유롭게 사고하는 접근법이 더욱 지속 가능하다"며 "낯선 음악학적 기준에 맞추려 애쓰는 것보다 훨씬 덜 에너지가 든다"고 말한다.

한때 화려한 무대 매너로도 주목받았던 카펜터는 최근 변화도 언급했다. "초기 커리어에는 시각적 요소가 중요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성격과 스타일이 바뀌며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대신 음악 자체에 대한 집중이 한층 강화됐다.

카펜터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편곡'이다. 클래식부터 팝, 영화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레퍼토리는 대부분 오르간 원곡이 아니다. 그는 "흥미로운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지만 대부분 오르간 곡이 아니었기 때문에 편곡이 필요했다"며 "무엇보다 편곡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다만 K-팝에 대해서는 "오르간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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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 /롯데문화재단
카펜터의 실험정신은 악기 자체로도 확장된다. 직접 설계한 '인터내셔널 투어링 오르간(ITO)'은 장소마다 다른 파이프오르간의 한계를 넘기 위한 시도였다. 그는 "각기 다른 악기 환경에서도 자신의 음악을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다.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를 지닌 두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린 이유에 대해 카펜터는 "명확한 대비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음악을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음악 외의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카펜터는 "연주 외 시간에는 음악을 듣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철저히 분리된 일상을 유지한다. 대신 헬스장에서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디빌딩으로 신체를 단련한다. 오르간 연주에 필요한 균형감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오르간이라는 악기에 대한 카펜터의 시선도 냉정하다. 그는 "피아노가 더 이해하기 쉬운 만큼 많은 사람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오르간은 그저 독특한 악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평생을 바친 이 악기를 계속 연주하는 삶 자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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