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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노인·청년·자살 예방 등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관련 정책을 하나로 통합한 전담 조직 '외로움돌봄국'을 전격 출범시켰다.
24시간 상담콜과 카페형 마음지구대 등 17개 핵심 사업을 통해 '고립된 도시'에서 '연결된 도시'로의 대전환을 선포한 것이다.
◇ 고립의 수치화: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 사정'이 아니다
인천의 인구 구조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천의 1인 가구는 41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2.5%에 달한다. 불과 5년 사이 26%나 급증했다. 혼자 사는 삶이 도시의 '기본값'이 된 것이다.
문제는 이 '홀로 삶'이 고립으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지난해 인천의 자살 사망자는 935명으로 하루 평균 2.6명에 달하며, 고독사 역시 260명에 이른다. 특히 은둔 청년 약 4만 명과 관계 단절을 겪는 고령층의 증가는 도시의 활력을 갉아먹는 조용한 재난이 됐다. 인천시가 외로움을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닌, 노동 환경과 공동체 해체가 누적된 '사회적 위험'으로 정의한 이유다.
◇ 패러다임의 시프트, '복지'라는 시혜에서 '관계'라는 권리로
그동안의 외로움 대책은 주로 '사후 약방문' 식이었다. 위기가 닥친 대상을 찾아내 지원금을 주거나 상담을 권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인천시 외로움돌봄국은 질문 자체를 바꿨다. "무엇을 해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이러한 철학은 공간 정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폐파출소를 개조한 '마음지구대'는 복지시설 특유의 경직성을 걷어냈다. 카페처럼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되고, 상담이 '치료'가 아닌 '수다'처럼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낙인 효과(Stigma) 때문에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던 이들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 일상의 복원, 다시 '사회적 근육'을 기르는 법
단절이 깊은 이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취업이나 대규모 행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입된 'I-Link Company(아이 링크 컴퍼니)'는 가상회사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한다. 출퇴근과 과제 수행이라는 일상을 연습하며 끊어졌던 '사회적 소속감'을 먼저 회복하도록 돕는다.
또 지역 상점에서 포인트를 사용하는 '가치가게'나 이웃과 라면을 끓여 먹는 '마음라면'은 시민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시 세운다. 행정은 관계의 판을 깔아주고, 실제 연결은 시민 사이에서 일어나게 하는 구조다.
◇ "외로움 제로(Zero) 도시를 향해"
인천시의 이 과감한 실험은 대한민국 지자체 행정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외로움을 방치했을 때 치러야 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관계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은 가장 효율적인 미래 투자이기도 하다.
유정복 시장은 "외로움은 이제 공공과 민간이 함께 풀어야 할 절박한 과제"라며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따뜻하게 연결되는, 사람 냄새 나는 인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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