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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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이들은 단순한 '일탈'로 여겨지던 소년범죄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범죄 양상과 환경이 변화한 만큼 제도 역시 이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촉법소년 검거 인원은 2021년 1만1677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검거된 촉법소년 8만9674명 가운데 13세가 4만5447명으로 50.6%를 차지했다.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을 말한다.
동시에 범죄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소년부에 송치된 10세는 2021년 1124명에서 2025년 2060명으로, 11세 역시 1360명에서 2892명으로 증가해 저연령층 범죄 비중 확대가 뚜렷해지고 있다.
아울러 강력범죄 비중도 늘었다. 강간·추행 등 성범죄는 2021년 398건에서 지난해 739건으로 2.2배 증가했고, 폭력 범죄 역시 같은 기간 2750건에서 552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특성상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도 주요 범죄로 꼽힌다. 경찰대 '치안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가운데 10대 비중은 59.1%에 달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더 많은 정보와 자극에 노출되면서 신체적·정서적으로 조숙해진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을 유지하되 촉법소년도 필요한 경우에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유예 조항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특정 강력 범죄에 대해 나이 구분 없이 최소한의 형을 선고하도록 강제하는 '최소 강제 양형'이라는 제도가 있다"며 "이러한 제도가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 아이들이 느끼는 인식 차이부터가 다를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촉법소년 기준 연령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미국은 주별로 상이하나 만 7세 이상~만 14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며 스위스와 캐나다 프랑스는 각각 만 10세, 만 12세, 만 13세 미만을 촉법소년 상한 연령으로 두고 있다. 다만 덴마크와 같이 형사처벌 연령을 하향 조정했다가 소년범죄 억제 효과가 없어 15세로 상향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연령 하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소년법의 취지는 미성년자를 '교육과 재사회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것일뿐, 만 10세 이상이라면 보호처분이 내려져 충분히 교화가 가능하다는 게 소년 연령 하향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법무법인 영 신수경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소년들이 범하는 범죄들의 대다수는 실형보다는 집행유예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형사처벌이 가능해 진다면, 일부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차라리 형사재판을 가자'는 왜곡된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년원 과밀화와 보호관찰 체계 재정비 등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부의 '보호소년·위탁소년 현황'에 따르면, 2021년 1361명이었던 보호소년 신수용인원은 2025년 2532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또 지난해 기준 전국 10개 소년원 시설 중 6곳이 1일 평균 수용인원 100%를 초과했다. 충동장애나 정신질환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소년범을 의료보호시설에 위탁하도록 하는 7호 처분을 이행할 수 있는 의료 시설은 전국에 단 한 곳 뿐이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구금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보호관찰관의 지도와 감독을 받게 하는 '소년보호관찰' 제도 개선 역시 필요하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소년보호관찰 인원은 281명으로 보호관찰관 1인당 평균 45.6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소년보호관찰을 받는 이들의 재범률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꾸준히 12% 이상을 기록하면서 일반 성인 대상자 재범률 평균인 4%에 비하면 3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폭력 전문인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변호사는 "촉법소년 보호처분 등 전체적인 체계에서의 인적 자원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며 "범죄 유형이나 비행 원인 등에 따라 소년 개개인별로 맞춤형 사후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근본적인 범죄 재발 방지와 예방 효과가 드러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