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여천NCC 등 연쇄 셧다운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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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LG화학은 여수산단 내 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원재료인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운영할 방침이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재가동 시점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가동을 중단한 2공장은 연간 에틸렌 80만 톤과 프로필렌 40만 톤을 생산하는 설비로 LG화학 전체 에틸렌 생산량의 약 24%를 차지한다. 연간 매출액은 약 2조 4885억 원 규모로 전체 매출 대비 5.09% 수준이다. 이번 셧다운은 2021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국내 10대 NCC 설비 중 전면 가동 중단을 선언한 첫 사례다.
이번 2공장 가동 중단의 주요 원인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물류 마비와 원가 폭등 때문이다. 국내 나프타 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나프타 가격은 지난 1월 대비 두 배 가까이 뛴 톤당 1009달러까지 치솟았다. LG화학은 나프타 물량의 절반가량을 일본 미쓰이물산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는데 조달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수익성 악화를 무릅쓰고 공장을 멈춰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NCC 공장은 재가동 비용을 고려해 가동률을 60% 이상 유지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를 포기할 만큼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여수산단 내 다른 기업들도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여천NCC는 이날 올레핀 전환 공정(OCU) 가동을 중단했다. 나프타 수급 영향보다는 NCC 가동률이 60∼65% 수준에 머물면서 생산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정을 선별적으로 멈춘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이 회사는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다음 달로 예정됐던 생산시설 대정비 작업을 3주 앞당겨 오는 2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나프타 수급 차질과 낮은 재고 수준을 고려해 원료 공급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NCC 업체의 나프타 재고가 바닥나는 4월 중순을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이번 주부터 전쟁 상황이 반영된 5월분 원료 공급 계약이 시작되는 만큼 수급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료 공급이 끊기면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계까지 연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자원 안보 위기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수급 상황 일일 브리핑을 시작하고 비축유 방출 및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정부는 확보한 대체 물량과 긴급 수급 조정 명령을 통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5월까지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을 위한 비용 지원 방안도 추진 중이나 국제 제재에 따른 '2차 보이콧' 위험이 남아 있어 실제 해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