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수주잔량 밀리는 ‘K-조선’ …HD현대, 동남아 전략기지로 ‘판 키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07010002103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6. 04. 07. 17:00

국내 고부가, 해외 중저가
조선 사업 ‘이원화’ 가속
中 추격 속 시장 탈환 전략
2.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24일(화) 베트남 칸호와성에 위치한 HD현대베트남조선을 찾아 현장 설비와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1)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지난달 24일 베트남 칸호와성에 위치한 HD현대베트남조선을 찾아 현장 설비와 안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HD현대
HD현대가 동남아를 거점으로 해외 생산기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은 국내에서, 중저가 범용 상선은 해외에서 건조하는 '이원화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면서도 글로벌 조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베트남 및 필리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해외 조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HD현대필리핀조선 가동을 시작했고, HD현대베트남조선은 동남아 최대 규모 조선소로 운영되고 있다. 주력 선종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이다.

HD현대가 동남아 거점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범용 상선 시장을 중국에 내준 상황에서, 저비용 생산기지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에서 한국 점유율은 19%로, 2022년 3월(30.0%)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5%에서 64%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러한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조선 사업을 '이원화'하고 있다. 국내 조선소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설계 및 건조를 맡고, 해외 조선소는 범용 상선 시장을 담당하는 구조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현재 연간 15척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30척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필리핀조선은 연간 10척 건조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베트남과 필리핀 조선소는 기술력을 강점으로 중국 조선소 대비 높은 선가를 형성하고 있다"며 "베트남 조선소는 매출이 매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생산 측면에서는 인건비 등 비용 경쟁력을 확보해, 필리핀 조선소의 경우 중국 대비 낮은 원가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는 동남아를 넘어 인도까지 생산 거점을 넓히고 있다. 인도 타밀나두 지역에 신규 조선소 건립을 추진 중이며, 현지 생산을 통해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인도 정부가 선가의 25% 수준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정책 지원이 있는 만큼, 향후 사업 구체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러한 전략은 자금 조달과도 맞물린다. HD현대가 최근 발행한 2조원대의 외화 교환사채(EB)는 필리핀과 베트남 조선소 설비 투자 등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한 선제 투자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6일 애널리스트 대상 필리핀 야드투어에서 "해외 조선소 운영 규모를 확대해야 생존에 유리하다"며 "중국에 뺏긴 저부가가치 선박의 점유율을 해외 조선소를 통해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