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종전협상 매우 낙관”…이란, 호르무즈 통제 강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001000306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0. 06:32

11일 파키스탄 첫 협상…밴스-갈리바프 수석대표 맞대결
하메네이 "호르무즈 관리 격상"·하루 통과 15척 제한·이란 자산 동결 해제 요구
사우디 원유 생산 하루 60만배럴 급감…WTI 장중 100달러 돌파
USA TRUMP IRA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란 고위 소식통은 하루 통과 선박을 15척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밝혀 협상 타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위해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고,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 피격 소식에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 트럼프 "이란 지도자, 회담장에선 훨씬 합리적"…11일 협상 낙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지도자들은 언론에 하는 것보다 회담 자리에서는 훨씬 다르게 이야기한다. 그들은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동의해야 할 모든 것들에 동의하고 있다. 기억하라, 그들은 정복당했다. 그들에게는 군대가 없다"며 "그들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으며, 첫 협상은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최된다. 협상 수석대표는 미국 측에서 J.D. 밴스 부통령, 이란 측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각각 나선다.

이번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민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예고한 시한 만료 약 90분 전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15개항 종전 계획에는 이란의 핵시설 해체·우라늄 농축 중단·탄도미사일 능력 제한·역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항들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란 측은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역내 미군 철수·대(對)이란 제재 전면 해제를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Vance Iran US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8일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페렌츠 리스트 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투'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비비, 레바논 공격 자제할 것"…네타냐후 "레바논과 직접 협상"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고 소개한 뒤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는 그것(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며 "우리는 좀 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의 작전을 "축소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휴전 협정의 "명백한 위반"이며 "협상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레바논 측에서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을 개시해달라는 거듭된 요청이 있었다"며 "어제 내각에 가능한 한 빨리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 정부와 회담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레바논 사이의 평화적 관계 수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의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과의 협상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성사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취약한 휴전 합의와 별개지만 동일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메네이
3월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엥헬라브 광장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초기에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군 지휘관 등의 장례식에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대형 사진이 화면에 표시돼 있다./AFP·연합
◇ 하메네이 "호르무즈 관리 격상"…이란, 하루 통과 선박 15척 이하 제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를 공격한 침략자들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피해에 대한 배상은 물론, 순교자들 피의 대가도 반드시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상 요구는 미국 측 협상가들에게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란의 고위 소식통은 러시아 타스통신에 "미국과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하루 15척 이하로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박의 이동은 이란 당국의 승인과 특정 프로토콜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제시한 대체 항로는 오만 영해가 대부분인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에 근접한 경로다. 이란 매체를 통해 공개된 해도에는 기존 항로였던 해역이 '위험 구역'으로 표시됐다. 이 소식통은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도 2주 이내에 반드시 이행돼야 할 중요한 보장 조치"라고 언급했다고 타스가 전했다.

IRAN-CRISIS/OMAN-HORMUZ
선박들과 보트들이 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앞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 재개 여전히 요원…"24시간 만에 글로벌 해운 되돌릴 수 없어"

미국-이란 휴전이 발효된 이날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은 정상 수준의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AFP통신은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가봉 국적 유조선 MSG호가 이날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한 비(非)이란 유조선이라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를 집계하는 케이플러에 따르면 휴전 합의 이후 비이란 유조선의 이번 통과 이전까지 해협을 지난 선박은 이란 국적 유조선 2척과 화물선 6척에 불과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5척 안팎이 통과하던 것과 대비된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가 재개통되지 못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분석했다. 이는 이란이 기존 남측 항로에 기뢰를 부설했을 가능성이 있어 선박 소유주들이 통과를 꺼리고 있는 점, 이란이 통과 선박에 최대 200만달러의 통행료 납부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조율을 요구하고 있는 점, 그리고 페르시아만 내에 발이 묶인 선박만 800척 이상으로 통행 재개 시 체계적 일정 관리 시스템이 없어 혼잡이 불가피한 상황인 점 등이다. 호주 서부대 국방안보연구소의 제니퍼 파커 교수는 블룸버그에 "글로벌 해운 흐름을 24시간 만에 되돌릴 수는 없다. 유조선 선주·보험사·선원들은 위험이 실제로 줄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AE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의 에너지 시설 방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FP·연합
◇ 사우디, 에너지 시설 피격에 원유 생산 하루 60만 배럴 감소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에너지 시설들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원유 생산 및 수송 능력이 크게 줄었다고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사우디 에너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원유 생산 능력은 하루 약 60만배럴, 동서 횡단 송유관 수송량은 하루 약 70만배럴가량 감소했다. 마니파 유전에서 하루 30만배럴, 쿠라이스 석유 시설에서 하루 30만배럴의 생산 차질이 각각 발생하고 있다.

라스 타누라·사토프·삼레프와 리야드 정유소 등 주요 정유 허브도 타격을 받아 정제 석유 제품 수출에 직접적인 차질이 빚어졌다.

SPA는 "사우디의 운영 및 비상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돼 향후 추가적인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메울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 국제 유가, WTI 장중 100달러 돌파…브렌트유 1.2%·WTI 3.7% 상승 마감

이날 국제 유가는 중동 긴장 지속과 사우디 에너지 시설 피격 소식이 겹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 제한 소식에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전장보다 3.46달러(3.66%) 오른 배럴당 97.87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17달러(1.23%) 상승한 배럴당 95.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후 유가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28일 이후 이란의 사실상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는 급등해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