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헬스케어 법인 1년만에 매각
대표 교체 후 ICT 사업으로 급선회
중장기 투자 사업 연속성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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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당시 구현모 전 KT 대표는 베트남 사업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에는 한국형 프리미엄 종합 검진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한국형 의료 AI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내 규제가 개선되면 국내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비전도 나왔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손바닥은 뒤집혔다. 후임인 김영섭 전 대표가 취임 후 KT의 체질개선을 내세우며 AI와 ICT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낼 시간도 주어지지 못한 채 사업은 철수됐고 결국 '손절매'를 택했다. 이를 두고 당시에는 '중장기로 가야 하는 사업인데 체제가 바뀌었다고 너무 급하게 갈아치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왔다.
22일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기업인들이 동행하면서 우리 재계가 베트남에서 진행한 다양한 사업들과 효과들이 주목 받고 있다. 현재 KT는 베트남에서 국영 비엣텔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AI 전환(AX) 관련 수익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AX 사업이지만, 헬스케어 사업의 기지로 삼았던 게 불과 3~4년 전의 일이다.
본격 박윤영 대표 체제에 접어드는 시점, KT가 선례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통신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사업의 구체적 청사진을 그려내고 전사적 역량을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베트남 헬스케어 철수… 환경도 변하고, 수장도 변했다
구현모 대표 재임 시절 KT는 2023년 1분기 베트남 의료법인 'KT 헬스케어 베트남'을 설립했다. AI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종합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KT는 현지에서 건강검진센터와 의료 AI를 아우르는 사업을 그렸다. 구 전 대표는 헬스케어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그 직전 해에 KT는 베트남 하노이의과대학과 원격의료 시범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의료사업 본격화를 염두에 둔 작업들을 진척시키고 있었다. 법인까지 설립한 후 KT는 수도 하노이에 3300㎡ 규모의 건강검진센터를 짓는 계획도 세웠고 이를 운영할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었으며 인테리어 작업도 상당 수준 진행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를 바로 이듬해인 2024년 전면 백지화하고 법인도 매각했다.
1년 새 무엇이 바뀐 걸까. 2023년 취임한 당시 김영섭 대표는 AX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AI의 등장과 함께 경영 환경이 빠르게 바뀐 점을 더 심각하게 여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노이에 짓던 건강검진센터 건설을 백지화하고 법인도 매각했다. 이후 베트남 현지 국영 통신사 비엣텔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AI 관련 사업을 시작했지만, 기업들 사이에선 KT는 새로운 대표이사 신임 여부에 따라 연속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
김 전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던진 메시지는 '실질적 성과'였다. 당시 KT 발표에 따르면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김 전 대표의 구상이었다. 이 메시지에 비춰보면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이 디지털에 기반한 것이라 하더라도 김 대표가 말한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윤영 대표 '설득력 있는 청사진' 과제
박윤영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새 대표가 선임된 직후 한 달은 내부 사정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경영 비전을 현장에 적용할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박 대표는 취임 당일에도 취임식을 생략하고 현장에 나가는 등 실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메시지는 명확하게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도약이다. 이를 위해 박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인프라 구축이다. 취임 직후 과천 관제센터를 찾고, 이후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부산 국제통신센터에 방문한 이유도 이를 강조하는 행보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빠른 시일 안에 KT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청사진을 내놔야 이후 사업 최적화가 진행되더라도 설득력이 실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가 선임됐을 때 진행되고 있던 사업들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필요하다"면서 "집중하고자 하는 비전과 주안점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해야 이후에 접는 사업이 생길 때도 투명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