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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30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고이즈미 방위상이 6월 하순 방한해 안 장관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체류 기간 북한과 맞닿은 군사분계선 일대와 주한미군 시설을 시찰하는 방안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한 추진은 지난 1월 안 장관의 방일 때 양측이 국방장관 상호 방문을 매년 실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한일 국방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 당국 간 소통과 부대 간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방위상이 한국의 군사분계선과 주한미군 시설을 찾는 일정이 현실화되면, 이는 단순한 의전성 방문을 넘어 한반도 안보 현실을 일본 방위정책 책임자가 직접 확인하는 상징적 장면이 된다.
◇과거사 문제와 안보북핵·중국·러시아 앞에서 '따로 안보'는 불가능
핵심 의제는 북핵·북한 미사일 대응이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19일 집속탄으로 보이는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등 공격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군사협력은 단순한 외교적 접근을 넘어 탄약·미사일·군사기술 교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단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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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변수도 배경에 깔려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대만해협,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를 자국 방위전략의 핵심 도전으로 보고 있다. 한국 역시 서해와 대만해협, 공급망·해상교통로 안보 측면에서 중국의 군사·경제 압박을 외면하기 어렵다. 한일 양국이 북핵·북한 문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라는 권위주의 진영의 군사적 연계를 동시에 바라보게 된 것이 한일 안보협력의 전략적 토대다.
◇과거사 문제와 안보현실은 따로 다뤄야
특히 주목되는 것은 협력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제도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양국은 5월 초 외교·국방 당국 차관급이 참여하는 첫 '2+2' 협의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 6월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이 이어지면 차관급 협의와 장관급 회담, 부대 간 교류가 연속적으로 맞물리게 된다. 올해 1월 항공자위대가 한국 공군기에 연료 급유 지원을 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한일 안보협력은 이미 선언을 넘어 현장 운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사회 일각에는 여전히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다. 식민지 지배의 역사와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논란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외교전문가들은 과거사 문제와 현재의 안보 현실은 구분해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사는 원칙 있게 따지고, 안보는 냉정하게 협력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한일 두 나라는 미국과 동맹을 맺은 자유민주 진영의 핵심 국가이며, 한반도 유사시와 대만해협 위기, 해상교통로 보호에서 이해가 중첩된다.
이번 고이즈미 방한 추진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힘으로 역내 질서를 바꾸려는 상황에서 자유우방국가들이 방위정보와 작전 이해, 후방지원 체계를 맞춰가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6월 방한은 한일 안보협력이 정치적 구호를 넘어 제도와 현장으로 들어가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