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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양육비 미지급 29만건…집행 체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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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6. 05. 03. 15:26

법적 장치에도 집행 한계 뚜렷
제도 개선·국가 지원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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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자흐스탄에서 이혼 후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매체 카즈인폼에 따르면 부양할 가족이 있음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약 3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집행위원회 집계 기준 지난 4월 현재 양육비 관련 행정소송은 29만건에 달하며, 이 중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지급을 회피하는 '악성 미지급자'는 1만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네시벨리 바세노바 사법 집행관은 "일부 채무자들은 양육비뿐 아니라 대출이나 사채 등 여러 채무를 동시에 안고 있어 양육비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도 한다"며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자녀에게 제대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가족법은 부모가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 자녀를 부양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양육비는 일반적으로 부양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자녀 1명은 소득의 25%, 2명은 33%, 3명 이상은 최대 50%까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최저 생계비를 기준으로 고정 금액이 부과된다.

정부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해 재산 압류, 은행 계좌 동결, 출국 제한 등 행정적 조처를 하고 있으며, 장기 미지급 시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는 자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한 행정 위반이 아니라 형사 범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비정규·비공식 근로 시장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많은 채무자가 소득을 신고하지 않거나 무직 상태를 유지해 강제 집행을 피하고, 일부는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재산을 제3자 명의로 관리해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법적 장치가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인 징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국가가 일정 수준의 양육비를 먼저 지급한 뒤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국가 보전형 지원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먼저 비공식 소득 관리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택시기사, 자영업자 등 비정규 근로자의 실제 소득을 조사해 채무자가 능력이 없는지, 아니면 고의로 회피하는지를 판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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