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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은 지난 3월 9일부터 4월 15일까지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우편 방식의 헌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030명이 응답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응답률은 68%였다. 조사에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사람은 57%로, "개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 40%를 웃돌았다.
개헌 찬성은 지난해 조사 60%보다 3%포인트 낮아졌고, 개헌 반대는 지난해 36%에서 40%로 올랐다. 찬반 격차는 지난해 24%포인트에서 올해 17%포인트로 줄었다. 개헌 찬성 여론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반대 여론도 동시에 늘면서 일본 사회 내부의 경계감도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헌법 9조다. 전쟁 포기를 정한 9조 1항에 대해서는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80%로 지난해와 같았다.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일본 국민 다수는 전쟁 포기라는 전후 평화헌법의 상징 자체를 흔드는 데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반면 전력 보유 금지와 교전권 부인을 규정한 9조 2항에 대해서는 여론이 갈렸다. 9조 2항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47%,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48%였다. 사실상 오차 범위 안에서 팽팽한 구도다. 여기에 9조 2항을 그대로 둔 채 헌법에 자위대의 근거 규정을 추가하는 자민당안에는 찬성 60%, 반대 35%로 찬성 여론이 뚜렷하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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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은 일본 국민 여론이 전쟁 포기 조항 자체의 폐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자위대를 헌법에 어떻게 자리매김할지를 묻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미 자위대를 보유하고 있고, 방위비 증액과 반격능력 보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 조문에는 여전히 "육해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는 9조 2항이 남아 있다. 현실의 방위정책과 헌법 조문 사이의 간극이 개헌론의 핵심 동력이다.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기대감도 두드러졌다. 다카이치 총리 재임 중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답한 사람은 54%였다.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재임 시 조사에서는 26%, 2024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재임 시 조사에서는 29%에 그쳤다. 보수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개헌 추진력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각 정당이 헌법 논의를 "더 활발히 해야 한다"는 응답도 71%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이후 5년 연속 70%대를 유지한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개헌은 더 이상 일부 보수 정치권의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국회가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의제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가 있다.
◇韓, 무조건 반대·지지보단 내용·자위대활동범위·한반도유사 협의절차 따져야
한국 등 주변국 입장에서는 일본 개헌 논의의 방향을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 전쟁 포기 9조 1항을 그대로 두고 자위대 근거를 명기하는 방식이라면, 일본은 이를 "현실과 헌법의 정합성 회복"이라고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는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와 연결돼 역사적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의 이해관계는 복합적이다. 북핵·북한 미사일, 중국의 군사적 팽창, 러시아의 역내 개입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방위역할 확대는 한일·한미일 안보협력 측면에서 필요성이 있다. 동시에 과거사 문제와 일본의 군사대국화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한국은 감정적 반대나 무조건적 지지보다 개헌 내용, 자위대 활동 범위, 한반도 유사시 협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일본 개헌 논의는 이제 추상적 이념 논쟁을 넘어 자위대의 헌법상 지위, SNS 규제, 디지털 기본권, 안보협력의 제도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이 이 흐름을 실제 개헌 발의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이번 요미우리 조사 결과는 일본 국민 다수가 "평화헌법의 핵심은 유지하되, 자위대 존재는 헌법에 명확히 쓰자"는 현실론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