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앞에서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사업의 성과를 설명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제공=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임기 회향을 앞두고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3일 불교계에 따르면 진우스님은 2022년 9월 28일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해 올해 9월 말로 4년 임기를 끝낸다. 6월 이후로 진우스님은 연임을 위해 제38대 총무원장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할 경우 공정 선거를 위해 힘써야 한다. 사실상 총무원장으로서 주요 일정은 16일 연등회와 25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만 남았다.
회향(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진우스님은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진우스님은 지난달 24일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인 동자동 쪽방촌을 찾았다. 주민들에게 사찰음식을 대접한 진우스님은 더운 여름이 힘든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냉선풍기(써큘레이터) 130대를 전달했다.
쪽방촌 방문은 연초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들과 만남에서 시작됐다. 이들로부터 동자동 쪽방촌의 현실을 들은 진우스님은 조계종도 위상에 걸맞은 대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 현장을 찾았다. 쪽방촌을 방문한 진우스님은 "너무 늦게 뵈어 죄송하다"고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주민들은 "동자동 쪽방촌이 생기고 이웃종교, 교회에서는 많이 찾아왔는데 불교 차원에선 거의 처음 오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2일 경주 남산 열암곡 주차장 특설무대에서 '경주 남산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법회는 총무원장 취임 초기인 2023년 4월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출범과 함께 시작된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천일기도 입재 3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통도사 주지 현덕스님, 불국사 주지 종천스님, 동화사 주지 선광스님 등 주요 스님을 비롯해 정원주 중앙신도회장, 허민 국가유산청장, 이헌승 국회정각회장, 주호영 국회정각회 명예회장,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는 선명상 대중화, 미래세대 인재양성, 지역불교 활성화와 함께 진우스님이 이끄는 37대 총무원 집행부의 역점 사업이다. 조계종 미래본부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열암곡 마애부처님은 2007년 5월 지진으로 인해 쓰러진 채 발견됐다. 2019년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거쳤으나 2022년 총무원장 진우스님 취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바로 세우기 불사가 시작됐다.
법회에서 진우스님은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 모시는 불사는 석불의 형상을 일으켜 세우는 토목의 역사가 아니라 분별과 집착으로 무너진 불교의 시대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부처님의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 곧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운 융창의 기틀을 마련하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처님을 세우는 과업을 넘어 경주 남산을 전 인류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세계적인 불교 성지로 장엄해 나가야 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진우스님의 제38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올해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것은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뿐이다. 정념스님의 공식 출마 선언과 선거 캠프 구성은 다음 달 19일 자서전 출간기념회 자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진우스님이 출마한다면 비슷 시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여러 차례 경험한 불교계 관계자는 "38대 총무원장 선거는 출마자나 선거 캠프 구성이 다른 때보다 늦은 편"이라며 "진우스님도 연임에 나서려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앞서 그간 활동을 정리하느라 한창 바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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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스님(가운데)이 공로패와 감사패 수여식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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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기원법회 모습./제공=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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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사찰음식을 공양하는 진우스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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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 써큘레이터 130대를 전달하는 진우스님./사진=황의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