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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에 이른 노스님이 새로 펴낸 에세이집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불광출판사·224쪽)에서 "안다는 착각"을 경계하고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문제는 '안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지식을 잣대 삼아 호불호를 가리는 것이 지식의 능사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서 안다는 그 생각으로 고정관념이라는 견고한 성을 쌓는다."(99쪽)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며 산다. 하지만 그 확신이 때로 나와 타인을 가르고 진리로 가는 길을 막아서기도 한다. 아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모를 뿐"이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할 때, 지식의 투쟁은 사라지고 만물이 있는 그대로 보이는 도(道)의 풍경이 열릴 것이다."(214쪽)
지안스님이 2015년 '안부'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이번 에세이집에는 스님이 산사에서 느낀 소회들, 오랜 세월 자연 속에서 길어 올린 지혜들이 담겼다. 스님은 이리저리 떠돌지만 중심은 우뚝 솟은 청산에 두는 구름처럼 "주변 환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요를 지켜내는 것"이 산거 생활을 통해 배운 인생 경영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노스님의 삶의 지혜가 담긴 책에는 삶과 죽음, 나이듦에 대한 생각들이 녹아있다. 세상과 어떻게 존엄하게 작별할 것인지가 인생의 중요한 과업이라는 스님은 "이별 연습은 결국 '말 많은 세상을 벗어나는 연습'"이라며 "이 연습을 하려면 하고 싶은 것을 줄여야 한다. 심지어 내가 가진 지식도 보내야 하고 기술도 보내야 한다. 정신이 맑고 마음이 편안한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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