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된 프랑스 소장작 대거 포함...국립현대미술관 청주서 9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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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에서 '방혜자 ― 천지에 마음의 빛 뿌리며 간다'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말년에 이르는 대표작과 아카이브 자료를 총망라했다. 특히 전체 출품작의 절반 이상이 프랑스에 소장돼 있던 작품들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37년 경기도 고양에서 태어난 방혜자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드물게 초기부터 추상회화에 뛰어든 여성 작가다. 1961년 국비유학생 1호로 프랑스로 건너가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유럽 미술의 흐름을 흡수하면서도 특정 사조에 머무르지 않고 동서양의 감각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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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섹션에서 만나는 '지심(地心)' 연작은 경주 토함산과 석굴암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황토색의 깊은 울림과 강렬한 붓질은 앵포르멜 경향 속에서도 이미 방혜자 특유의 '빛과 어둠', '음과 양'의 구조를 드러낸다. 특히 1960년작은 퐁피두센터 소장품, 1961년작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 작가 초기 조형 언어의 형성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후 전시는 점차 우주적 상상력으로 확장된다. 1980~90년대 작업에서는 원형의 모티프와 함께 '우주'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우주의 노래'(1996)와 같은 작품에서는 프랑스 남부 루시용의 붉은 흙, 한지, 먹,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가 결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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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혜자에게 빛은 단순한 광학적 현상이 아니다. 유년기의 병고, 산사에서의 체험, 전쟁의 기억,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를 오간 삶의 궤적이 중첩되며 형성된 존재론적 개념이다. 그의 빛은 생명의 빛에서 시작해 마음의 빛으로, 다시 우주적 차원의 빛으로 확장된다. 화면 위의 재료와 흔적은 그 여정을 고스란히 증언한다.
전시장 말미의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이러한 여정을 보다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파리와 남부 아주(Ajoux), 그리고 영은미술관 레지던시에서의 작업 기록, 드로잉과 노트, 서신, 영상 자료 등이 공개되며, 작가가 어떻게 '빛'이라는 주제를 평생에 걸쳐 탐구해 왔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방혜자의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라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과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프랑스 소재 작품을 아울러 선보임으로써 작가의 작업세계를 보다 폭넓게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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