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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중동發 인플레 공포…금리 인상이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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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5. 08. 15:18

이지훈 기자
올해 들어 2%대 초반에 머물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2.6%를 기록하며 1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22% 가까이 급등하며 물가 전반을 끌어올린 탓이죠. 한국은행은 석유류 가격의 상승으로 5월에는 상승폭이 더 커지는 등 당분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동 전쟁발(發)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죠.

이에 정부는 중동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물가를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로 4월 물가상승률은 1.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번 물가 불안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국제유가라는 외부 충격이 국내 물가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물가와 성장 모두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습니다.

한은은 이 같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최근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힌 것이죠.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인 만큼, 시장에 선제적 긴축 신호를 보내는 것은 교과서적 대응입니다. 실제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임금·가격의 연쇄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 물가 급등의 본질이 '공급 충격'이라는 데 딜레마가 있습니다. 통화 긴축은 수요를 억제해 물가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국제유가 급등처럼 외부 변수가 주도하는 공급 측 인플레이션에는 작동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금리를 올려도 유가는 내려가지 않죠. 오히려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켜 내수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금리 카드는 강력하지만 만능이 아닙니다. 에너지 수급 안정과 공급망 관리, 취약계층 지원 등 전반적인 대응이 병행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변동에 지나치게 흔들리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중장기 전략이 절실합니다. 단기 처방만으로는 반복되는 외부 충격을 막아낼 수 없습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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