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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여천NCC의 수입신용장 한도를 늘리기로 합의하고 무역보험공사도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입보험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여천NCC는 이를 통해 고금리 단기 차입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낮은 비용으로 원료인 나프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지원의 핵심은 원료 구매 기능의 정상화입니다. 나프타 분해 시설 업체는 원료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공장 가동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동안 신용도 저하로 인해 해외 거래선으로부터 현금 결제 압박을 받아온 여천NCC는 이번 신용 보강을 통해 외상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즉각적인 현금 흐름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여천NCC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신용도가 흔들릴 경우 원료 거래선이 선결제나 현금 결제를 요구하게 되고 다시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천NCC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하회하는 저시황이 지속되면서 누적 적자가 심화됐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가 변동성까지 커지자 가동률이 70%대까지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이번 지원은 멈춰 서던 공장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석유화학 제품은 플라스틱과 자동차 등 국내 제조업 전반에 쓰이는 기초 원료인 만큼 이번 조치는 국가 기간산업의 공급망 붕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방어 성격도 띱니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이번 지원은 단순한 자금 투입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수입 금융 중심으로 지원 구조를 설계하면서 자금 사용처를 원료 구매에 사실상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에는 생산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제공하면서도 금융권은 자금 흐름을 통제하며 부실 확대 가능성을 관리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다만 이번 금융 지원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범용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로는 업황 반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태양광 소재나 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사업 재편 등 체질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