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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딸이 미국에 팔려갔었다”…해외입양 피해 친모 진실규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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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5. 08. 16:46

부모가 유기한 것으로 '허위 기록'
진화위에 해외입양 전수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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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 피해 친모 이애리라나씨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진화위 앞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뒤 숨진 딸 박미애씨의 사진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해외입양으로 자녀를 잃은 친모 5명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8일 제출했다. 이들은 납치와 유괴, 허위 서류 작성, 입양기관의 기망 등으로 자녀를 빼앗겼다며 국가와 입양기관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상규명연대(TRACE)는 이날 서울 중구 진화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단체는 "방식은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며 "어머니들은 아이를 빼앗겼고 아이들은 자신이 버려진 줄 알고 평생을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에는 아이가 사망한 줄 알았지만 미국으로 입양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경우도 포함됐다. 이애리라나씨(53)는 1993년 출산 직후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크게 아프다"는 말을 들었고, 일주일 뒤 사망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10여년 뒤 딸 박미애씨가 미국 미네소타에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이후 입양가족과 갈등 끝에 집을 나와 노숙 생활하다 2023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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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 피해 친모 이귀임씨가 8일 서울 중구 진화위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이귀임씨는 1983년 생활고로 두 아들을 잠시 보육원에 맡겼다가 프랑스로 입양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당시 이씨는 보육원으로부터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다시 데려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두 아들을 보육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3개월 뒤 아이들 내복을 들고 찾아가니 두 아들은 이미 해외입양된 후였다. 보육원이 보관하고 있던 입양 동의서 친모 서명란에는 본인이 쓴 적 없는 서명이 있었다. 당시 이씨는 글을 읽거나 쓰지 못했다.

이 외에도 실종 신고한 아이가 고아원에 의해 강제로 해외입양된 사례, 납치·유괴로 잃은 아이가 해외입양된 사례 등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만 5세 때 실종됐다가 9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44년 만에 DNA 검사로 딸과 상봉한 한태순씨가 참석해 아직 자녀를 만나지 못한 어머니들을 지지했다. 한씨는 미아를 고아로 둔갑시켜 해외로 내보낸 국가와 입양기관의 책임을 물어 법정에서 싸우고 있다.

박민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아이가 입양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아무도 이 아이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없었다"며 "(입양 기관이)아이를 고아로 둔갑시켜 허위 입양 기록을 만든 채 전혀 모르는 문화권으로 보냈다"고 지적했다.

TRACE는 입양기관과 보육시설의 허위 서류 작성과 불법입양 진상규명, 부모 동의 없는 해외입양 전수조사, 전담 조사 기구 설치, 정부 공식 사과, 피해 부모와 입양인 간 상봉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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