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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통제 과시…이라크·파키스탄과 에너지 거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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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5. 13. 10:10

'봉쇄'에서 '통제'로 전략 변경
이란 정부·IRGC에 통행료 지급은 안해
개별적 합의 이란 통제권 공식화하는 것
IRANIAN US-ISRAELI WAR
오만 무스카트 인근 아라비아해에서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기다리는 유조선 한 척이 목격됐다./UPI
이라크와 파키스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을 위해 이란 측과 개별적으로 통행 합의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란이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란이 당초 시도했던 해협 봉쇄 전략을 '선별적 통행 허가'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클라우디오 스태이어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더 이상 중립적인 통로가 아니라 이란이 관리하는 '통제된 항로(controlled corridor)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쟁 발발 전 월평균 3000척에 달하던 통행량은 현재 평상시의 5% 수준으로 급감했다.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며 브렌트유 가격은 50% 이상 급등했으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역시 35~50% 상승했다.

호르무즈가 폐쇄되자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국가 예산의 95%를 석유에 의존하는 이라크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 두 척이 이란의 허가 하에 해협을 통과했다. 이라크 석유 관계자는 자국 경제의 안정이 이란의 경제적 이해관계와도 직결되어 있다며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파키스탄 역시 여름철 전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과 합의를 마쳤다. 현재 카타르산 LNG를 적재한 선박 두 척이 파키스탄을 향해 항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카타르는 이번 양자 합의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선박 이동 사실을 미국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와 파키스탄 모두 이란 정부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통행료를 지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란은 해협을 통행하는 선박의 목적지, 화물 명세, 소유주 등 상세 정보를 요구하며 검문 절차를 공식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개별 합의가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호주 MST 마르키의 투자 전략가 사울 카보닉은 "각국의 정부가 통행을 위해 이란과 개별 협상에 나설수록 이 지역에 대한 이란의 영구적인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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