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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6개월 만에 방중 트럼프, 시진핑 압박 통할까…WP “2017년과 다른 입장 시진핑, 일방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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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2. 08:37

미, 이란 원유 수출망 제재…중국의 이란 협조 압박
기업인 16명 수행단 합류…보잉 500대 계약 성사 주목
WP "시진핑, 일방 양보 없다"…대만 주장 '인정→승인' 압박 가능성
미중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환영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15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이란·대만·인공지능(AI)·핵무기 문제를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201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이란·대만·핵무기·인공지능(AI)·희토류 무역 휴전 연장 등 광범위한 의제와 함께 보잉 항공기·농산물·에너지 구매 계약, 무역·투자 포럼 설립 발표 등도 기대된다고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정상 간 회담에서 단골 의제였던 북한 핵 문제는 원칙적인 언급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전쟁 장기화와 세계 경제 피해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외 입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회담이 열리는 반면, 시 주석은 2017년보다 훨씬 강한 자신감으로 협상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14~15일 시진핑과 회담…이란·대만·AI·핵·희토류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14~15일 진행되는 시 주석과 회담에서 이란·대만·핵무기·AI·희토류 무역 휴전 연장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 백악관 관리는 이란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러시아에 제공되는 수익과 이중 용도(dual-use) 물품 및 부품, 무기 수출 가능성을 시 주석에게 수차례 거론해 왔으며, 이번에도 이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AI 모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충돌 방지를 위한 소통 채널 마련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핵무기 통제에 관해 중국은 미국에 "어떠한 핵 군비 통제 논의에도 응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사전에 전달했다고 이 관리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 8월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하고, 중국이 참여한 새로운 핵 통제협정 체결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미국과 러시아의 배치 핵무기 규모를 제한해 온 마지막 법적 장치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도 지난 2월 4일 종료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투자 포럼 설립이 발표될 수 있으나, 세부 이행 메커니즘은 후속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악관 관리는 희토류 무역 휴전 연장도 의제에 올랐으나 이번주 안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협정이 아직 만료되지 않았다"며 연장에 자신감을 표명했다.

WP는 이란 전쟁으로 미국 군사자산이 중동에 집중되면서 대만·일본 등 역내 파트너들이 유사 시 미국의 개입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을 떠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미 재무부, '경제적 분노' 작전…이란산 원유 대중국 수출망 제재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산 원유의 대(對)중국 수출을 지원한 이란 국적 개인 3명과 기업 9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홍콩 4곳·아랍에미리트(UAE) 4곳·오만 1곳 등 제재 기업들의 미국 내 자산은 전액 동결되고, 미국 내 거래도 금지된다.

OFAC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규제가 느슨한 국가들에 세운 위장기업을 통해 원유 판매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은폐하고 수익을 이란 정권으로 환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 작전은 이란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테러 대리세력·핵 야망을 위한 자금원을 계속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재무부는 8일에도 이란의 무기·드론 생산 지원에 관여한 중국·홍콩 기업·개인 10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WP는 중국 상무부가 이달 초 이란산 원유 구매 혐의를 받은 중국 정유사 5곳에 대한 미국 제재를 차단하는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2017년 4월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의 트럼프 대통령 저택에서 진행된 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 WP "시진핑, 일방 양보 없다"…대만 주장 '인정→승인' 압박 가능성

WP는 시 주석이 2017년보다 훨씬 강한 자신감으로 이번 회담에 임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지 15개월이 넘는 기간에 시진핑이 정면으로 맞서는 데 있어 자신감을 보여왔으며 반복되는 관세 위협에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대체로 상호 간 긴장 완화로 평가받는 협상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고위 관리를 지낸 윌리엄 클라인 FGS글로벌 파트너는 "중국의 종합 국력이 2017년 이후 크게 성장했다"며 "중국은 이제 미국과의 마찰을 수용 가능한 비용 안에서 감수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 정책자문 출신인 왕후이야오(王輝耀) 중국세계화센터(CCG) 소장은 "중국이 지난 10년 가까이 미국과 대치해 온 끝에 이제 더 많은 경험과 자신감을 갖추기 됐으며 판단력도 더욱 명확해졌다"며 "이번에 일방적 양보는 없으며, 미국이 압박한다면 맞대응할 모든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上海)의 독립 국제관계 연구자 선딩리(沈丁立)는 "중국이 자국 강점을 과대평가하거나 미국 국력을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언제나처럼 최대 변수 중 하나다. WP는 중국 분석가들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대만 주장을 기존 '인정(acknowledge)' 표현을 넘어 '승인(recognize)' 수준으로 공식화하도록 설득하려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제기하며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의 '강제되거나 압박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계속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시 주석을 우리가 팔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가 대만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승인한 역대 최대 규모 110억달러(16조2300억원)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는 아직 인도되지 않은 상태다. 대만 의회는 최근 250억달러(36조8800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를 가결했으나, 백악관 고위 관리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제안한 400억달러(59조원)가 전액 반영되지 않은 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AP는 전했다.

예비역 미국 해군 소장인 마크 몽고메리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거래형 대통령과 거래형 기회가 맞닥뜨리면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브 나흐만 국립대만대 정치학 교수는 "대만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대만이 공개적으로 전혀 언급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만 다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 투자 계획 발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세번째)이 미소를 지으면서 듣고 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두번째)·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지켜보고 있다./AFP·연합
◇ 머스크·쿡·오트버그 등 기업인 16명 동행…젠슨 황 불참...보잉 737맥스 500대 협상 주목

8년 6개월 만에 이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팀 쿡 애플·켈리 오트버그 보잉·래리 핑크 블랙록·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래리 컬프 GE에어로스페이스·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인 16명이 동행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합류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이후 관계 회복의 신호라고 짚었다. 테슬라는 중국 내 자율주행 기술 허가를 통해 사업 안정을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달 상하이(上海) 공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중국 태양광 업체와 접촉 중이고, 애플은 전체 매출의 20%가 중국에서 나온다.

보잉은 737맥스 500대와 GE 엔진을 탑재한 광동체(廣胴體·wide-body·복도 2개 대형기) 제트기 수십 대를 포함한 계약을 중국과 추진 중이며, 성사되면 2017년 이후 중국의 최대 보잉 발주이자 역사상 최대 단일 항공기 수주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로이터가 전했다. 오트버그 CEO는 지난달 로이터에 "보잉의 중국 수주는 '큰 규모(big number)'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중국 발주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초청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황 CEO의 불참이 엔비디아의 중국 AI 칩 수출 노력에서 잠재적 후퇴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H200 AI 칩의 중국 수출이 허가됐음에도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구매 허가를 받지 못해 실제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중국 AI 칩 시장이 500억달러(73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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