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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도요 4마리 무사 부화…울주 논 생태 가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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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철 기자

승인 : 2026. 05. 20. 11:04

시민생물학자·농민 협력으로 4개체 부화 후 이소
암컷 포란 이후 교대 장면 이례적 관찰 기록
호사도요 모습
지난 달 9일 울산 울주군 한 논에서 천연기념물 호사도요 한쌍이 발견됐다. / 울산시
천연기념물인 희귀 조류 호사도요가 울산 울주군의 한 논에서 2년 연속 번식에 성공했다. 시민생물학자와 지역 농민의 협력으로 번식 과정이 관찰되면서, 울주군 들녘의 생태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윤기득 시민생물학자 겸 사진작가가 지난 4월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의 한 논에서 호사도요의 산란과 포란, 부화 과정을 관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도 호사도요 번식이 확인된 장소다.

관찰은 지난달 9일 비 내리는 논에서 먹이 활동을 하던 호사도요 암수 한 쌍과 둥지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27일 오후 3시까지 수컷이 4개의 알을 품고 있었고, 같은 날 오후 5시 이후 새끼 4마리가 모두 부화해 둥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관찰에서는 암컷이 알을 품거나 수컷과 교대하는 장면도 확인됐다. 호사도요는 일반적으로 수컷이 포란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컷의 포란 장면이 직접 관찰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번식 성공에는 지역 농민의 협조도 있었다. 동상리 주민 엄주덕 씨는 자신의 논에 호사도요 둥지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뒤 새끼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모내기 준비를 미뤘다. 엄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사도요 서식 환경 보호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도요는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로 습지와 휴경지, 하천 주변에 둥지를 트는 조류다. 암컷이 수컷보다 화려한 외형을 지닌 것이 특징이며, 암컷이 수컷에게 구애 행동을 하는 일처다부제 특성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관찰되는 나그네새로 분류되지만, 최근 일부 지역에서 번식과 월동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장소에서 2년 연속 번식이 확인된 만큼 이 일대를 단순 관찰지가 아닌 잠재적 번식지로 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호사도요가 울주군 남창과 동상리 들녘에서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의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의미"라며 "생태계 보전을 위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부화 개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동상리 들녘이 주요 철새 번식지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려 생태계 보호 중요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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